나는 기다립니다
만삭의 배를 부여잡고 딱딱한 침대에 누워 너와 만나기를
이 울음을 그치고 네가 어서 잠들어 주기를
그 잠에서 깨어 수박 두 덩어리만큼 크고 단단하게 굳어버린 젖가슴을 어서 물어주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다섯살이 되어 유치원에 갈 날을
유치원에 간 첫날 웃으면서 돌아오기를
이 방학이 어서 끝나기를
학교에 간 네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이놈의 코로나가 종식되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너의 초등 졸업식을 중학교 입학을
소란 피우지 말고 어서 방에 들어가 주기를
굳게 닫힌 방문이 다시 열리기를
예전처럼 다정하게 '엄마'하고 불러주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아이들이 책을 펴기를
스스로 펜을 들어주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혼자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자녀들의 독립을
독립한 아이들이 가끔 나를 찾아와 주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함께 있는 지금이 감사한 것임을 깨닫기를
매일 내일만을 기다리는 모순덩어리인 삶에 오늘의 평안이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