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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by 이종열

잎은 봄빛을 품고 지고

꽃은 여름 열기에 홀로 선다

스쳐간 자리와 정착한 자리가

끝내 맞닿지 못하는 평행선

바람은 계절의 빈틈을 메우고

알뿌리는 가을 흙잠에 빠진다

못 만나도 잎과 꽃은 이미 한몸

한 이불 덮고 뜨겁게

겨울밤 같은 꿈을 꾼다

바뀐 잠자리에 얼핏 깼다가

새 금침이불에 다시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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