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돋보기

by 이종열

하루 종일 해가 쏟아져도

나뭇잎에 불을 붙이지 못한다

작은 몸으로 들어온 빛을

한 점으로 모을 때에야

종이에 연기가 피어난다

잠깐 바깥 바람에 초점이

흔들리는 순간,

빛은 곧바로 흩어지고

불도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모으면 불이 되는 빛은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설(大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