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보고 싶다. 눈을 감을 때까지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네 생각을 한다. 뇌가 너로 절여진 것 같다. 쉴 새 없이 휴대폰을 확인한다. 너의 답장에 내 마음은 하늘로 솟아오르기도 땅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네가 알려준 노래가 온종일 귓가와 머릿속을 맴돈다. 그렇게 맴돌고 맴돌다 콧노래로 흘러나온다. 너와 보냈던 시간을 곱씹으며 새어나오는 웃음을 주워 담는다.
사람들에게 너를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사진 속 우리는 꽤나 어색해보였다. 굳어 있는 너의 옆에 활짝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이 마치 내가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여 속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꾸만 사진 속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어색함과 풋풋함은 한 끝 차이란 생각이 들었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맞춰 가면 되는 부분인지 아니면 그냥 안 맞는 부분인지. 너의 마음도 잘 모르겠다. 표현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마음의 크기가 그 정도인 건지.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지만 나는 왜 너가 좋을까? 우리 사이에 시간이 잔뜩 쌓여서 얼른 너와 친밀해지고 싶다. 지금은 시간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내 마음이 커질수록 네 마음도 궁금해진다. 때론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초라해지기도 하고 같이 있지만 외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널 향한 나의 마음은 이만큼인데 날 향한 너의 마음은 얼마큼인지 궁금하다. 너도 내 마음과 같길 바라며 속으로 묻는다. ‘너는 나를 얼마만큼 사랑하니?’ 속으로만 묻는다.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을 이토록 좋아하고 있는 내 마음이 경박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진득한 뚝배기보다는 금세 달아오르는 냄비 같아서 아니, 그렇게 보일까봐 걱정이다. 김이 펄펄 나는 냄비는 감감무소식인 뚝배기의 속이 궁금하다. 뚜껑을 열어보고 싶지만 자주 열면 훈기마저 날아갈까 봐 마음을 삼킨다.
심장으로 마음이 새어나가는 느낌을 안다. 마음이 저릿저릿해지는 그 느낌. 부풀었던 내 마음에 바람이 빠지는 것 같다. 시큰한 마음과 함께 눈물이 새어나온다. 다가올 미래를 마음이 먼저 알아챈 것이다. 나만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싫어서 새까맣게 탄 냄비를 찬물에 담가버린다. 치이익 하고 식는 소리가 난다. 그렇게 냄비의 사랑은 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