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

독일에서 일하는 한국산 디자이너의 저작권에 대한 고찰

by 란트쥐

나는 독일의 회사에서 제품개발팀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외노자이다. 한국에서 디자인과를 다니다 그만두고 독일로 유학을 와서 공부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여기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독일의 디자인대학교에서 디자이너로서 중요하게 배워야 할 지식들과 기술을 배웠는데 그 지식들 중에 하나가 저작권, 특허권에 관한 법률이었다. 요즘 AI로 생성한 그림들이 유행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해진 상황인데,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 사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디자인 저작권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또 쉽게 넘기는 면이 있다.


카피제품을 구입한다던가 남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보곤 저장을 해서 사용을 하기도 하고, 혹은 출처표기도 없이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베낀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일정 부분이 바뀌었다거나 변화를 주어서 법을 비켜나간 카피도 가능하지만 남의 창작물을 카피했다 -저작권을 침해했다 - 는 누구보다도 그걸 베낀 사람이 제일 확실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간혹 이미 세상에 있는 디자인이라던가 혹은 내가 그려냈지만 알고 보니 비슷한 혹은 이미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제품을 개발할 때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시장조사라는 게 이 물건을 사용할 타겟층을 조사하고 상품화할 것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경쟁이 될 만한 제품이라던가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제품들 조사를 같이하는 것이다.



우리 팀 디자이너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여느 디자이너들과 다르지 않게 구글과 핀터레스트 검색이 가장 먼저인데, 이 경우 만들고자 하는 제품키워드 검색과 연관키워드 검색, 그 제품이 쓰이는 곳 검색, 경쟁업체 조사 등이 있다. 그다음에 하는 것이 디자인등록이 되어있는가, 특허등록이 되어있는가 이다.


독일은 유럽연합국 이기 때문에 유럽연합의 지침을 독일 법에 반영을 해야 한다. 이 유럽연합의 지침을 다른 유럽연합국들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연합국 내에서 저작권이 침해된 경우 법적조치가 가능하다.

독일에 살고 있다고 프랑스에 사는 누군가의 창작물을 베껴 저작권을 침해한다면 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창작한 것도 유럽연합국 내의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간혹 한국 디자인 제품들이 유럽의 특허나 디자인등록이 된 경우가 있는데 이건 카피를 일차적으로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https://www.dpma.de/english/designs/search/index.html

이 사이트는 독일의 특허청 (DPMA) 사이트인데 이곳에서 디자인, 특허, 상표등록이 된 것을 검색해 볼 수 있으며,

EUIPO (유럽연합 지식재산권청), WIPO (세계지식재산기구)의 링크도 같이 있으니 작업을 할 때 시장조사 시 혹은 디자인이 확정되기 전 다시 한 번 더 조사를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국 디자이너가 자신의 지식재산권을 한국에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으론

1. 특허출원 (발명 아이디어 보호)

2. 상표등록 (브랜드 이름과 로고 보호)

3. 디자인 등록 (제품의 외형 보호)

가 있으며 모두 특허청 (KIPO, Korean Intellectus Property Office -https://kipo.go.kr/ko/MainApp.do) 홈페이지나 특허사무소를 통해서 출원이 가능하다.

다만 이 보호는 한국 내에서만 가능하므로 국제 보호를 위해서는 WIPO에 등록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특허청을 통해 국제보호 신청이 가능하다.



독일에서 특허는 주로 특허를 담당하는 특허변리사나 전문 대리인을 통해서 진행하는 편인데, 특허는 독일어로 출원해야 하고 독일 주소가 있어야 한다. 전문지식의 부족으로 권리 확보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법률대리인을 써서 출원한다. 상표등록의 경우 법률대리인이 필수는 아니지만 법적인 분쟁이 생기거나 복잡한 출원일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에서 등록을 하려고 하면 독일 내 주소가 없기 때문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등록해야 한다. 상표등록의 경우 개인이 조사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변리사를 통한 대리출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디자인 등록의 경우 특허출원과 상표등록보다는 간편하지만 선행조사를 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고 서류작성이 독일어로 이루어진다. 독일 내 주소가 있다면 개인 (회사)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세세한 항목이 더 있지만 단순히 비교를 했을 때 유럽연합 27개국에서 보호를 받고 싶을 땐 EUIPO 등록을, 선택국가 (90여 개국 중 선택가능)에서 보호를 받고자 할 때는 WIPO에 출원을 하면 된다.

가격과 범위, 그리고 등록완료까지의 시간과 조사해야 할 시장의 크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잘 살펴본 뒤 등록하면 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 인증마크는 음악, 영화, 드라마, 뷰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같이 이루어 내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개척하는 한국디자이너들이 자신의 권리와 양심(남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음) 그리고 디자인을 지키면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