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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ia Nov 04. 2024

지극히 주관적인 결혼에 대한 생각

결혼 적령기가 진짜 있을까?

 지난 주 대학교 친구의 청첩장을 받았다. 가을이라 그런지 최근 직장 동료나 동창들로부터 청첩장을 많이 받는다. 28살~29살 정도부터 주변에서는 결혼을 참 많이 한다. 뉴스나 신문 기사를 보면 혼인율이나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만 나오는데 내 주변 환경은 그렇지 않다. 20대 중반에는 선배들, 지금은 동기 혹은 또래들, 최근에는 어리다고 생각한 후배들도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제대로 연애도 안해본 나로써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는 곳, 성격, 생활패턴, 직장, 학벌 등이 비슷한 친구들이 어디서 배우자감을 만나고 척척 결혼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친한 언니오빠들이나 친구를 만나면 늘 듣는 말이 있다. '지금 빨리 만나서 결혼해야 해!', '연애는 많이 할 수록 좋아', '이왕 결혼할거면 일찍 결혼해.. 늦게 결혼하면 좋은 곳으로 시집가기 힘들어', '요즘 난임도 많은데 난자 얼려야 하는 거 아니야?', '소개팅은 왜 안해?'. 사실 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나도 몰라서 안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 연애나 결혼을 등한시한 핑계는 다음과 같다. 대학교때는 공부, 취업준비와 배낭여행이 인생의 가장 우선순위였다. 졸업 후에는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는게 목표였고 지금은 무사히 논문을 쓰고 졸업하는게 목표이다. 다들 살면서 이루어야 할 과제의 순위가 있겠지만 나에게 연애는 늘 후순위였다. 또한 외로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늘 가족들의 충분한 사랑과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다(정말 주관적인 관점에서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최근 '대학원을 졸업하면 뭘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석사과정 입학을 할 때는 박사과정까지 진학을 목표로 했었지만, 회사 생활과 병행하는 공부는 쉽지 않았고 더 하다가는 건강을 해칠 것 같아 박사 과정 진학은 마음을 접었다. 하고 싶었던 공부도 했고 나이가 먹고 연륜이 쌓일수록(?) 최근에는 적당히 회사생활을 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제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문뜩 '결혼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금까지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행복의 필요조건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경제적 안정, 가족, 여행, 적당한 문화생활, 회사 이렇게 5가지 정도이다. 경제적 안정과 회사, 문화생활과 여행을 포함한 취미생활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족에 대한 생각에서 흐름이 끊겼다. 지금 내 가족은 부모님과 동생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연로한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살 수는 없다. 동생 역시 언젠가 자신의 가족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가족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는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결혼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주변에서는 경제적 안정을 위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결혼하는 사람이 있다. 결혼이란 평생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이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행위이다. 따라서 아무리 서로 좋아하고 잘 맞다고 생각한 사람과 결혼을 해도 쉽게 부딪힐 수 있다. 그런데 갈등이 생기는 상황에서 결핍을 가진 상대방과 새로운 가정을 꾸려나가기는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위에 설명했던 행복 조건 중 결혼을 제외한 조건을 어느정도 성취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 비교적 어린 나이에 직장에 취업을 했고, 현재는 경제적 안정기에 들어왔으며, 나의 취향에 맞춰 적당한 취미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모두 주관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였다. 어떤이가 나를 보기에 그렇게 좋은 회사도 아니고, 학벌도 생각보다 별로이며, 저정도 돈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정도면 충분히 행복하며 나와 유사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도 후회는 없겠다고 현재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결혼 적령기란 나이, 직장 몇 년차 이런 기준을 가지고 정하는게 아니라 결혼 당사자가 충분히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먼저 생각한 후 본인이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나의 결혼 적령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만 결혼할 때를 찾았다는 사실이 문제이다. ^^) 나와 같이 결혼을 마음먹은 이성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한민국 미혼 남녀들 모두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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