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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부동산 실주소] 부동산과 주식의 관계

부동산 때리면 주식 오를까

by 하이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에 잠긴 국민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인하기 위한 메시지를 대외에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뚜렷한 증시 부양책이 나오기도 전인데, 기대감만으로 코스피는 3,000을 돌파했다.


'부동산보다는 주식'을 외치는 이번 정부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정책은 증시 부양책이 아닌 부동산 규제책이었다. 부쩍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다. 추경과 금리인하 등으로 풀릴 유동성이 부동산에 잠기지 않고, 내수 또는 국내기업의 연구개발 등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주식으로 가도록 하기 위한 간접적 조치이기도 하다.


정말 부동산을 잡으면 주식이 오를까.


1998년 이후 정부들의 부동산 정책과 집값을 살펴보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다. IMF 이후 급락한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고 한 김대중 정부의 정책은 효과적이었지만, 지나치게 오른 집값을 잡고자 규제책을 내놨던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는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사실상 두 정부의 정책 때문에 올랐다기보다 경기가 너무 좋고 유동성이 풀리던 시기라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시기였고, 그렇기에 정책으로 정상범주로 돌리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인위적인 정책은 자연스러운 경제논리를 이기기 어렵다.


그렇기에 부동산 규제가 증시 부양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우선 집값 자체도 못 잡기 때문일뿐더러, 여러 논문과 데이터를 종합하면 집값과 증시는 양(+)의 상관관계에 더 가깝다.


경기가 좋고 유동성이 풀릴 때 집값과 증시는 같이 오른다. 실제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국내 증시 상승폭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대비 컸다. 집값이 내린 윤석열 정부 땐 증시도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은 투자자금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부동산에서 자금이 빠지더라도 주식으로 갈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부동산은 안정적, 주식은 공격적 투자자금이다.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이미 1주택 실거주 시장으로 변한 현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더더욱 기존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가도록 유도하기 어렵다. 집은 투자 자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주의 '주'에 해당하는 필수재다.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앞으로 풀릴 유동성이 과하게 부동산으로 쏠릴 우려는 막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다만 일시적일 것이다. 현 대출규제가 끝나면 지금껏 막혀있던 부동산 실수요 자금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거고, 현 대출규제가 앞으로도 쭉 지속된다고 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슬금슬금 나올 것이다. 부동산 불패, 지금껏 한국 경제의 역사의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증시를 끌어올리려면 '한국주식도 결국 우상향 한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계속해서 바뀌는 금융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장이 아닌 예측 가능한 시장이라는 믿음을 쌓아주어야 한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국내기업을 키워내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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