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적금보다는 주식에 투자한다. 국내주식보다는 미국주식을 선호한다. 선호한다는 표현이 민망할 만큼 투자금 전액이 미국주식에 있다.
우선 환율과 주식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안정지향형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환 노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100% 환노출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달러와 주식은 기본적으로 반비례한다. 단순하게 따지면 경기 호황일 때 주식은 오르고 달러 환율은 내려간다. 경기가 좋으니 주식시장으로 돈은 몰리고, 굳이 안전자산인 달러에 달려들기보단 위험자산인 신흥국 쪽으로 수요가 분산 또는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가 안 좋을 땐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돈이 줄고,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진다.
역사적으로 미국주식은 우상향 했다는 믿음도 있다. 중간중간 하락과 상승은 있겠지만, 차트를 넓게 보면 그래프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는 망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에 더해 미국에서는 기업환경이 변했던 몇십 년 동안 꾸준히 글로벌 상위 기업이 생겨났다. 글로벌 탑 100 기업의 목록은 바뀌었지만, 그 자리를 또 다른 미국기업이 채웠단 의미다.
미국 주식도 언젠가는 꺾일 거다. 하지만 길게 보면 적어도 평균에 수렴한다는 게 이론적인 설명이다. 그리고 미국 경제가 꺾인다면 다른 나라, 특히 신흥국의 하락폭은 더 클 테다. 안정지향형인 투자자인 내가 미국주식을 선호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