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친구는 월급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쓴대"
대학 동기 모임을 다녀온 남편이 전해준 세상 사람들의 얘기다. 지금까지 공부하고 취직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니 사회초년생 땐 우선 즐기려는 생각이라고 한다. 당시가 연말정산 시즌이었는데 그 해 소비한 금액이 4천만원(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그만큼 큰 숫자였다) 정도 나왔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나와 남편은 좀 다르다. 시드 모은 방법을 앞서 거창하게 서술하긴 했지만, 사실 나와 내 남편이 또래에 비해 자금을 모으는 속도가 빨랐던 건 짠돌이 짠순이였던 덕분이었다. 심지어 남편은 나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주식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었음에도 꽤 많이 모았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매년 연말정산을 하면 그 해 소비한 금액으로 1천만원대가 나온다. 제목에서 과장한 것처럼 딱 천만원만 쓰진 않고 나의 경우 최소 1천200만원에서 최대 1천600만원 정도가 나온다. 남편은 이거보다도 더 조금 썼던 거로 알고 있다.
적게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친구 모임이 별로 없어서다. 인싸가 아닌 우리는 소수의 친구들과 종종 만나는 정도로 놀곤 한다. 나의 경우는 친구들도 그리 과소비하는 편이 아니라 엄청 비싸고 분위기 좋고 인스타에 올릴만한 그런 곳보단 그냥 평범한 음식점에서 만나서 소소하게 수다 떨다 헤어진다.
여행이나 명품 소비 욕구가 들 때면 적금을 든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을 애용하는 편이다. 다 모으면 소비 욕구가 사라져 있다. 그 돈으로 LVMH 주식을 샀다. 미국 여행 가려고 모은 돈은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 가게 되면서 주식에 넣었다. 돈을 모으다 보면 이런저런 사정들이 생기면서 그 돈이 목표를 벗어나 딴 길로 새곤 했다.
음식을 자주 배달 시켜 먹지 않는 것도 돈을 아끼기는 데 큰 몫을 했다. 배달하면 요즘에는 배송비가 통상 무료라고는 하지만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춰야 한다. 최소 주문 금액은 보통 1만 5천 원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 보면 한 끼에 2만 원 가까이 쓰게 된다. 집에서 해 먹거나 김밥천국, 얌샘김밥 같은 곳을 가면 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다. 사내식당을 애용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