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질투심 활용법
얼마 전 동료 선생님들과 대화하다가 우리 학교 쌍둥이 졸업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아이들은 일란성 쌍둥이 자매로 둘 다 노래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이 두 아이는 항상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로 두고 의지하며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하며, 수업 시간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앞에 나가 노래를 불러 반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등 학교의 스타였다.
그러나 항상 명랑한 모습의 이 두 아이에게도 우울해지는 때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서로의 노래 실력을 비교하게 되는 때였다. 두 아이가 다니는 보컬 입시 학원에서 버스킹 공연이 예정되어 있을 때면 아이들의 얼굴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아이들은 상대방에 비해서 자기가 노래를 잘 못할까 봐, 얼굴은 똑같이 생겼는데 실력은 못하다고 비교당할까 봐 두려워했다. 그리고 공연에서 자신보다 상대방의 무대가 더 호응이 크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말수가 확 줄었다.
그런데 이건 비단 쌍둥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부터 소위 '엄친아(엄마친구아들)' '엄친딸(엄마친구딸)'들과 수없이 비교당하며 성장하지 않는가? 나와 비슷한 조건의 누군가가 나보다 더 뛰어날까 봐 우리는 수도 없이 불안해하고 또 부러워하며 살아간다. 인스타그램에 친구가 뭔가를 자랑하는 게시물만 올려도 질투심이 확하고 올라오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우리는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걸까? 내 인격이 너무 못나서 도저히 순수한 마음으로 축하하고 넘어가질 못하는 걸까?
질투심을 느낄 때 작동하는 심리학적 개념 중 하나가 "사회적 비교 이론"이다. 이는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이론으로, 그는 사람이란 본능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며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하려 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 비교가 자기 발전에 도움을 주는 대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때인데, 쌍둥이 자매나 엄마 친구 아들처럼 나와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이 나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난 왜 저만큼 못할까?'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투심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질투의 감정 인정하기
여기서 중요한 건 질투의 본질을 깨닫는 것이다. 질투를 단순히 열등감을 느끼는 못난 감정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정말 원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만약 내가 노래를 잘하는 사람에게 질투심이 든다면 나는 노래에 뛰어난 이가 되고 싶은 것이고, 또 만약 내가 학업 성적이 우수한 친구를 시기하게 된다면 내가 잘하고 싶은 분야는 공부일 것이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질투하고 있다면 그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내가 저 사람처럼 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점을 인정해 보자. 그래야 질투를 성장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2. 질투를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이제는 질투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스스로의 행동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단순히 상대를 부러워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캐치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선 쌍둥이의 경우 상대방이 공연에서 더 큰 호응을 얻었다면,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무대 위에서의 당당한 태도였을까? 아니면 뛰어난 발음으로 가사 전달력이 좋았나? 감정 표현 때문은 아닐까? 혹은 청중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는 능력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이렇게 구체적인 요소를 하나하나 찾다 보면, 단순히 "부럽다"라는 막연한 질투를 벗어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다음 무대에서는 나도 가사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발음을 연습해 봐야겠군' '무대에서 청중과 눈을 맞추고 더 자연스럽게 행동해야겠군' 하는 식으로 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수행해 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그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장점 중에서 자신의 스타일과 결합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파워풀한 성량으로 좋은 호응을 얻었지만 내 강점이 성량이 아니라면, 나는 그 대신 기교나 타고난 음색 등으로 승부를 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질투는 단순히 따라잡고 싶은 욕구가 아니라, 나만의 강점을 찾아가는 길로 바뀌게 된다.
3. 자신만의 속도로 접근하기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야 한다. 질투심에 사로잡혀 상대를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식으로 조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일단 목표를 설정했다면 나의 페이스에 맞는 속도를 정하고 이에 집중하자. 이미 상대방은 나를 앞선 상태이니, 느리더라도 언젠가 그와 대등해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나의 실력을 닦아나가자.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나만의 길을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라.
질투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자. 질투라는 감정을 잘 활용하면 더 멋진 나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 이 감정을 기반 삼아 더 멋진 내일의 나를 완성시켜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