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무너지는 감정에 매몰되어 있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하다가 접게 되면,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낯이 서지 않고 민망해진다.
특히 가족과 지인을 포함해 응원해 준 이들에게 면목이 없어지는 기분이 씁쓸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대상은 나 자신이다. 이번에도 실패로 끝인 거냐며, 이게 최선인 거냐고 수 없이 채근하며 말이다.
열심히 하지 않은 적이 없음에도 당당할 수 없음이 가슴을 후빈다. 부모님에게 한 번쯤 자랑거리가 되고 싶은 마음도 다시 깊숙이 넣어두고 한동안은 자괴감에 허덕이는 지난한 일상을 지내는 날들이 달력을 빼곡하게 채워 간다.
하지만 더 이상 자기 연민과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잠식되어 한숨만 쉬는 건 안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적어도 이제는 실패의 시선이 아닌 , 다른 동기와 꿈을 향한 시작의 시선으로 봐주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상황이나 결과에 관계없이 나는 안다.
무엇을 하든 나는 또 최선을 다할 것이기에 내심 성공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반복될지 모르는 실패를 두려워할 거라는 것을.
두려움과 불안함 속에서도 결국은 keep going이다. 이렇게 실패 속에서도 꽃을 피운 자존감은 나를 숨 쉬게 하고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명목이 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신 있는 날보단 두려운 날이 많고 잘했다고 느껴지는 날보단 숨고 싶을 만큼 작아지는 날이 많다.
그럼에도 꾸준함이라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나는 또 맞이하게 될 일상을 똑같이 시작할 것이다.
혹시 나처럼 요즘 실패에 좌절하고 하루하루 무너지는 감정에 매몰되어 있다면,
이제 자신만의 명목을 찾아 다시 한번 시작해 보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