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과 현실이 만나는 자리
신성이 더 깊게 흐르면
삶은 더 이상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무대’가 아니라
내면의 흐름이 외부에서 ‘펼쳐지는 무대’가 됩니다.
사람과의 만남,
우연처럼 보이던 일들,
작게 지나쳤던 기회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불교는 이를 연기의 조화로운 작용이라 말했고,
도가에서는 도(道)의 움직임이라 했습니다.
선도에서는
‘성명(性命)의 단단한 흐름이 외부를 움직인다’고 했으며,
기독교 신비전통에서는
‘은총이 삶의 장면을 재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삶은 우연이 아니라
근원이 나를 통해 드러나는 과정입니다.
이때부터 사람은
자기 삶을 ‘관리’하려 하지 않습니다.
삶을 통제하는 손을 놓고
삶이 스스로 흐르는 길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 신뢰 속에서
관계는 가지는 것이 아니라 연결이 되고,
일은 부담이 아니라 표현이 되며,
하루는 의무가 아니라 창조가 됩니다.
그렇게 삶 전체가
하나의 큰 창조가 되어 흐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