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처럼,
생각은 많은데 정리는 안 되고,
마음이 너무 바쁘기만 한 하루.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
감정이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내가 그걸 알아차리거나 돌볼 시간도 없이
하루가 끝나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은 계속 흐르고 있었어요.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분명히 무언가를 살아내고 있는 거예요.
어지럽게 퍼지지만,
어디에 있든 향을 잃지 않는
페퍼민트를 닮았다고 느꼈어요.
뿌리마다 품고 있는 생기가
아름다운 식물이죠.
요즘 나는,
그리고 아마 당신도
이렇게 살아내며 흐르고 있는 거예요.
그건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었어요.
방향도 없이 부유하는 것도 아니었죠.
우리는 분명히 살아내고 있었어요.
그렇게 오늘도,
조용히 흐르고 있는 거예요.
혹시 지금,
당신도 무언가가 너무 뒤엉켜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은
정리를 시도하기보다
내 안의 향부터 살펴볼 시간일지도 몰라요.
내가 요즘 자주 떠올리는 생각,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감정들.
그 안에,
당신을 잃지 않게 해주는
당신만의 향이 숨어 있을 거예요.
어쩌면 지금 이 복잡함은,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단단히 살아내기 위한
과정일지도 몰라요.
페퍼민트처럼.
뿌리로 버티고,
향으로 자신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요.
나는 오늘, 어떤 향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향은 생각보다 정직해서,
마음이 복잡한 날에
나에게 꼭 필요한 감정을 말해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