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미모사의 마음으로
누군가 성큼 다가온 것도 아닌데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이 있어요.
조심스레 건네온 말 한마디에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반응해 버렸던 순간.
움츠러들었지만, 그건 살아 있는 감각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잎을 살짝만 스쳐도
조용히 몸을 오므리는 미모사를 보았어요.
처음엔 상처받은 마음 같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니 부끄러움 같았어요.
살짝 접혔다가 다시 펼쳐지는 잎의 움직임,
그 수줍은 리듬이 마치 감정을 받아들이는
작은 숨결 같았어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닫힌 채로 머무르지 않는 그 모습처럼요.
상처받은 게 아니라, 느낄 줄 아는 마음.
그건 아픈 게 아니라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닫힌다는 건
다시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마음을 열어볼 수 있는 나이면 되지 않을까요.
잎이 조용히 열리고 닫히는 그 사이,
아주 작은 바람이 불었어요.
그 바람의 온도가 서로를 알아보는 마음처럼
다정하게 스며들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