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의 성공은 무얼 바꾸어 놓았나?

넷플릭스 드라마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by 김막스

넷플릭스 드라마 <플레이리스트>는 스포티파이(Spotify)의 창업스토리를 담았다. 주인공 다니엘이 세운 스포티파이가 어떻게 성공하게 됐는지 그 내막을 들려준다.


다니엘의 성공에는 수요측 요인이 있었다. 당시 대중들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는걸 알면서도 음악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듣고 싶어했다. (그것도 공짜로!) 음반사가 제작하는 CD를 수동적으로 구매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원하는 음악들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하다)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었다. 이는 당시 경직적인 음악 산업 구조에서는 소화할 수 없는 젊은 대중들의 니즈였다. 음악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했다.


둘째는 기술적 요인이다. 다니엘의 창업 당시에는 (본인을 포함한) 코딩 실력이 뛰어난 젊은 스웨덴 기술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구글과 같이 개발자가 중심이 되는 회사를 설립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이들의 탁월한 실력으로 어느 곳에서나 0.2초안에 원하는 노래가 재생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저가 서버에서만 노래를 받아오지 않고, 근처 사용자 간 공유도 가능하도록 하여 재생속도를 높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급측 요인도 있었다. CD 중심의 음악 산업에서 가수가 되려면 소니 등 몇몇의 거대한 음반사와 계약을 해야했다. 음반을 내지 않으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무명"가수로 라이브바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가수 데뷔가 쉬워졌고, 전세계를 무대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삼박자가 모두 맞아 성공한 스포티파이. 그 성공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드라마의 마지막화는 스포티파이의 불공정한 수익구조를 드러낸다. 정작 가수들에게 돌아가는 음원수익은 얼마되지 않게 설계된 수익구조. 공청회 자리에서 스포티파이의 설립이 가수를 위한 것이었다는 다니엘의 외침은 공허하게만 들린다.



변화는 이뤄졌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거대한 음반산업계에서 다니엘은, 그저 과거 페르(소니의 대표)가 맡았던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존의 구조를 완전히 뒤집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변혁은 과연 가능한 것인지, <플레이리스트>는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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