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 계절을 닮은 사랑
한 사람을 사랑하면 조금 오래 담는 편이다. 자주 곁에서 보고, 담고, 있어주는 편이다. 조금 느리고 더디지만 오랜 마음을 간직하는 편에 속한다. 활활 타오르는 감정이지만 쉽게 꺼지지 않는 불씨라고 표현하면 어떨가 싶다. 그런 나로서 그에게 사랑을 주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가는 마음이었고, 오래나 품느라 오래 아팠다. 그런 처음을 준 그에게 고마웠다. 당신이라서 안전벨트가 내게 없는 줄도 모르고 당신이 운전하는 차에 몸을 겁었이 실었다. 그렇게 당신이 가려는 곳까지 데려다 준다는 말에 무심코 어디든 좋다는 마음이었다. 둘다 처음이라 그렇게 같이 깊어지고 같이 아파했으며 같이 허무해했는지 모르겠다.
내 사랑은 꼭 이 짧고도 아쉽게 흩어져가는 가을을 닮았다. 이제 곧 푸르름을 보기 힘든 계절이 올 것 같다. 이 온도와 이 온기는 참 빨리도 사라지는 것 같다. 그럴수록 많이 담고 흠뻑 느끼고 푹 누려야겠다. 사랑도, 계절도 이와 같은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지나가고 멀어질 것을 알지만 그 날을 너무 두려워하지도, 너무 걱정하지도, 너무 안일하지도 않게 누리고 느끼고 담아야 할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