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의 두려움에서 10m의 용기까지

by 라이블리데이즈

올해 3월, 성남의 한 수영장에서 처음 프리다이빙을 체험했다. 슈트를 입었지만 너무 추워서 입술이 파래졌고, 습한 수영장 공기는 답답했다. 5m 깊이의 물속에서 물귀신이 내 다리를 잡아당길 것만 같은 생각에 무서웠다. 반면 물을 좋아하는 남편은 처음임에도 5m를 가뿐히 들어갔다. 그 모습이 내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결론을 내렸다.



그러던 여름, 발리의 멘장안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마음이 흔들렸다. 바닷속에는 처음 보는 생생한 산호와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있었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종아리가 햇볕에 다 타도록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아쉬움이 밀려왔다. ‘프리다이빙을 조금만 더 배워왔다면, 더 가까이에서 이 세상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사이판에서도 비슷했다. 친구들과 마나가하섬과 그로토 동굴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2~3m 정도까지 잠수했다. 친구들은 내게 “정말 멋지다, 대단하다”라며 칭찬했고, 낯선 이들은 다가와 “프리다이버냐”라고 물어보며 좋은 스팟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이상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물에 대한 두려움보다 바닷속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졌다는 걸.



한국에 돌아와 결국 프리다이빙 정규 수업에 등록했다. 첫날 수업에서 5m를 무난히 내려갔다. 예전엔 그렇게 두려웠던 깊이였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오히려 차분했다. 둘째 날에는 오산의 수영장에서 10m 바닥을 찍었다. 올라오는 순간, 짧았지만 강렬한 성취감이 밀려왔다. 물론 10m 깊이까지 간 것은 단 한 번밖에 안되었지만 7~8m까지는 무리 없이 내려갈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집에서 CO₂ 훈련 앱을 켜두고 침대에 누워 호흡을 조절하며 연습한다. 격주에 한 번씩은 꼭 연습해서 올해가 가기 전에 레벨 2를 무리 없이 따고 싶다.



처음에는 두려움 그 자체였던 프리다이빙이 이제는 나에게 작은 용기의 이름이 되었다. 바닷속에서 배운 것은 단순히 숨을 오래 참는 법이 아니었다. 두려움 속에서도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마음. 그 마음 덕분에 물속이 조금씩 친숙해지고, 내 삶도 조금 더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 찾아가 볼 울릉도, 보홀, 오키나와 등의 바닷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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