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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얼마나 멀리 가는가가 아닌 어디에 서있는가이다

by DJ

성공이라고 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떠올립니다. 연봉이 오르고, 직급이 높아지고, 매출이 늘고, 자산이 불어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것을 성공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죠. 사람들은 삶이 위쪽으로만 뻗어 있는 계단이라고 믿습니다. 한 칸씩 더 올라갈 때마다 내가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믿음은 세상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반복해온 이야기일 뿐, 언제나 진실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성공의 기준은 사회가 아니라 사람마다 다르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임원이 되는 것이 최고의 성취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딱 부장 정도의 삶이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할 수 있습니다. 자산 30억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100억이 있어도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기준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성공은 숫자로 측정되는 ‘객관적 결과’가 아니라, 각자가 마음속에서 만들어내는 ‘주관적 의미’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성공을 생각할 때, ‘무엇을 이루었는가’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건 ‘나는 어떤 상태를 성공이라 느끼는가’입니다. 성공은 거창한 칭호도, 대단한 결과물도 아닙니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내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그 방식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성공의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


가정이 평온하고, 일이 나를 지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성숙하게 만들고, 경제적으로 삶을 꾸릴 수 있으며,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단단해졌다는 감각이 있다면—그건 이미 성공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런 성공에는 속도도 필요 없고, 누군가의 비교도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내 삶을 내가 긍정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회가 말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성공이다”, “이 정도면 남에게 인정받는다”는 기준 속에서 나의 진짜 기준은 점점 희미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기준을 끝없이 충족시키는 삶은, 타인이 기뻐할 뿐 정작 나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성공은 결국 나 자신과 맺은 약속입니다. 그 약속의 문장은 내가 써야 하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판단하는 사람도 나이어야만 합니다. 결국 성공은 거대한 목표를 이루는 순간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은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와 맺는 관계 속에서 조용히 피어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나는 지금의 내 삶이 의미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사랑한다.”


이 두 문장을 진심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성공을 삶의 중심에 품고 있는 것입니다. 성공은 다른 사람의 박수 소리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작고 따뜻한 인정입니다. 성공은 얼마나 멀리가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내 자신의 서 있는 곳에 대한 나 자신의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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