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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와 커리어

by 비비안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이 많아졌다. 일명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


결혼한 후배와의 대화에서 나는 그녀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일 욕심이 있는 친구였다.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잘 끝내고 싶고 또 그 결과로 승진도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에 지금 아이가 찾아오면 그녀의 기대와는 다른 전개가 펼쳐질 것 같다고 걱정한다. 그래서 그 친구는 계획한 것을 이루고 나서 아이를 갖겠다며 계속 미뤄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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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와의 대화에서 조심스럽게 나의 의견을 전했다.


출산과 육아를 먼저 경험해 본 육아선배로서,

“아이는 내가 계획을 한다고, 그 계획대로 되는 것 같지 않아. 프로젝트를 다 끝내고 나서, 이제 요이땅 한다고 아이가 원하는 타이밍에 짠하고 와주는 게 아니더라고. 그런데 반대로 오히려 내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아이가 느닷없이 생기면 그 출산일을 기준으로 내가 하던 일이 잘 완수가 돼. 정리가 돼. 당연히 도와주는 사람도 생기고. 그래서 아예 아이를 출산할 계획이 없는 게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타이밍이 아닌, 아이가 나에게 찾아와 주는 타이밍에 나의 커리어를 맡겨 보라고 하고 싶어”


커리어를 먼저 경험해 본 회사선배로서,

“승진! 중요하지, 내가 열심히 진행 한 성과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고. 하지만 승진을 빨리 하면 커리어에 성공한 거라는 공식으로 보지 않길 바라. 예를 들어, 10년 안에 1단계에서 4단계까지 승진하는 게 목표라면 1단계에 좀 더 길게 머물더라도 나중에 2,3,4단계를 빨리 갈 수도 있는데, 이번해에 휴직으로 승진이 누락되었다고나의 커리어가 뒤쳐지는 거라는 패배자의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어. 4단계로 가는 게 목표라면 오히려 출산으로 인한 쉼의 기간이 도약을 위한 도움 뛰기의 뒤걸음 질이 될 거야."


후배는 어떻게 출산으로 쉬는 시간이 도움 뛰기가 될 수 있냐고 의아해했다.

“ 출산휴가 동안 일을 손에 놓으니,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나고, 실제로 복직을 하고 나니 출산 전 보다 정해진 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하려고 해. 진짜 슈퍼우먼이 되더라. 어쩌다 반차 휴가 내면 8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이 4시간 안에 척척 다 끝나는 거 우리 경험 많이 했잖아? 그런 원리랑 비슷해. 정시 퇴근이라는 목적이 생기니 내 머리와 손은 “능률”이라는 모터를 달게 되더라고. 그리고 휴직하고 나오면 출산 전에 하던 일과는 다른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생기는데, 매일 똑같은 일로, 일 권태기를 맞을 때쯤 오히려 출산으로 쉼을 하고 나와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을 하면서 계속되는 변화로 회사 업무가 질릴 틈이 없어지더라. 그렇게 내 일에 대한 태도는 업무 성과와 피드백으로 돌아오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먼저 도착지에 다다르는 것처럼, 육아로 1년 늦어진 시간은, 10년 뒤에 돌아보면 오히려 도착지에 힘 있게 꾸준하게 달리기 위한 비축의 시간이었음을 알게 될 거야.”


나 또한도 커리어 초반에 첫째를 출산하고, 둘째를 나을지 말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출산과 육아 그리고 커리어로 많은 고민을 하던 때에 마침 회사에 방문한 여성임원과의 대화에서,


"어떻게 일과 육아를 다 잘하면서 그 자리까지 오르셨나요?"라고 물었지. 나는 그때 그녀의 대답이 아직도 너무 생생하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그 이야기를 똑같이 알려준다.


나의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당신의 Work & life balance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요? 매일 정시 퇴근하고, 퇴근할 때 에너지가 남아있는 상태인가요?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일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았고, 아이들이 자라고는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일에 매진했습니다. 내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나의 에너지를 쏟고 그에 따라 그 순간에 포기해야 할 것은 확실히 감내하는 것, 그것이 진짜 Work & life balance이죠.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열정을 쏟으세요.”


출산으로 인한 시간이 커리어에 방해가 되고, 뒤쳐지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말자.

출산으로 인한 시간은 커리어를 오히려 더 이어가게 하고 싶은 의욕을 가져오게 해 주고 그 잠시의 쉼이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에너지 비축의 시간이 될 것이다.


나의 후배는 그 시간 이후에 본인의 계획으로가 아니라, 아이가 찾아오면 모든 일이 다 정리될 거라 믿기로 했다 그리고는 신기하게도 금세 아이가 진짜 찾아왔고, 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잘 완수하고 출산 한 달 전에 휴가에 들어갔으며 이어서 육아휴직까지 하고 내년 1월에 복직예정이다. 복직 후에는 굉장히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일을 하면서 또 설레는 커리어를 활기차게 이어갈 것이다.


출산과 육아의 시간을 내 커리어를 더 화려하고 더 단단하게 해주는 시간으로 활. 용. 하. 자!



오늘도 찾아와 글로 공감하여 주시는 글벗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비안 연재>

일 5:00 AM : 나의 성장일지

월 5:00 AM : 직장인 vs 직업인

수 5:00 AM : 시아버지 작사, 며느리 작곡


사진출처: pixabay

#출산#육아#커리어#출산장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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