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온도, 마음의 방향
[원문장]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이시한 저
인생은 매일매일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데요, 이 매일의 선택이 늘 고민과 의심과 불안함이라면 살아가는 것이 정말 괴로울 거예요.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방향성과 큰 틀의 기조를 정해놓는다면, 조금은 각각의 선택을 즐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나의 생각]
사람들은 말한다.
내 인생의 선택은 내가 하는 거라고.
그 말은 반쯤 맞고, 반쯤 틀리다.
분명 내 손으로 고르고, 내 의지로 걸어간 길이건만
어떤 날은 이상할 만큼 기쁘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우울하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내가 내 하루를 만들 수 있다면
왜 나는 기분의 풍랑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걸까.
왜 어떤 날은 멋진 계획을 세우고도
작은 말 한 마디에 무너져 내리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선택을 한다고 믿고 있지만
선택하는 법을 배운 적은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말에, 상황의 무게에,
그날의 날씨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고
그 마음이 또 우리의 선택을 흔든다.
그렇게 우리는, 자유롭게 결정하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여전히 '무의식의 타인'에게 붙들린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건 작은 에피소드 하나 때문이다.
1년 전, 보고 싶던 영화 한 편이 있었다.
예고편만 열 번을 돌려봤고, 출시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작품이다.
나는 미리 예매를 하고,
들뜬 마음으로 영화관을 향해 일찍 집을 나섰다.
서둘러 도착해 팝콘과 콜라를 고르는 여유까지 상상했다.
그런데 영화관 앞에 도착한 순간,
나는 내 실수를 깨달았다.
예매한 곳은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아닌,
지역명이 한 글자 다른, 전혀 다른 영화관.
상영시간은 빠듯했고, 예매 취소는 불가능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선택지는 세 가지.
첫째, 지금 이곳에서 표를 새로 사서 영화의 처음부터 보는 것.
둘째, 원래 예매한 영화관으로 달려가 영화 전반 30분을 포기하고 보는 것.
셋째,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이건 단순한 선택 같았지만,
사실 내 기분과 하루 전체를 가르는 질문이었다.
“나는 지금 왜 이곳에 왔는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자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나는 기분을 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러니 돈 몇 천 원이 문제가 아니라
이 기분을 지키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표를 새로 샀다.
물론 표값은 두 배가 되었지만 기분은 무너지지 않았다.
극장에 앉아, 처음부터 찬찬히 영화를 감상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무엇을 선택할까’를 고민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건 ‘왜 그걸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당신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드러내는 이유.
어떤 사람은 돈을, 어떤 사람은 감정을,
어떤 사람은 체면을 선택한다.
결국 선택은 당신의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당신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당신의 하루, 당신의 인생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를 기준 삼아 선택할 수 있다면,
기분의 기복도, 순간의 실수도
당신을 무너지게 하진 못할 것이다.
선택을 잘하는 사람은,
선택의 방법을 안 사람이다.
그리고 선택의 방법은
자기 마음의 중심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나는 지금 왜 이걸 하려는가?’
그 물음에 솔직해질 때,
당신의 선택은 더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