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7 : 에너지 위기, 어디까지 왔나?> 이완 맥레쉬 / 박미용 / 내인생의책 (2012) [원제 : Energy Crisis (2005)]
[My Review MMCLVIII / 내인생의책 14번째 리뷰]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 산업을 발전시키면 경제가 더 커지고, 더 활발해지기 때문에 더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바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더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속속 찾아냈다. 석탄에서, 석유로, 석유에서 핵분열로, 핵분열에서 핵융합으로. 우리는 첨단기술을 개발하면서 아주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경제규모를 더욱 키우며 더 잘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 기존의 에너지원으로 쓰던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쓴 탓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태워서 대기중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테인 등)'의 농도가 짙어져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진 것이다. 그로 인해 '해수면 상승', '이상기온', '허리케인' 등등 단순한 자연재해로만 볼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이 자주 포착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를 끼치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핵에너지는 절대로 '청정에너지'가 아니었다. 2011년 3월 11일에 일본 동부해안을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은 엄청난 강진이었고,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했지만, 그보다는 해안가를 휩쓸고 지나간 '쓰나미(지진해일)'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았다. 그 피해 가운데 가장 심각했던 것은 바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유출로 인해 후쿠시마 인근 지역의 주민은 전부 소개시키고 피해보상을 하고 있으며,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일본정부가 2025년인 지금까지도 '복구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핵발전소 가동'이 얼마만큼 큰 위험성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긴 1986년에 단순 조작 실수로 인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와 비슷한 양상이다. 체르노빌 지역 역시 지금까지 방사능 누출로 인한 '접근금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러-우 전쟁'으로 인해 전장으로 변한 상태지만 말이다. 암튼, 한때 '청정에너지'로 불렸던 핵에너지는 '방사능 유출'이 발생하면 그 즉시 엄청난 피해를 주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청정에너지' 지위를 박탈 당했다. 또한 핵에너지는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으로도 '좋은 에너지'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일단 전세계적으로 '우라늄 매장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 등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꽤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 단가'는 매우 낮은 편인데 반해서 '핵에너지'를 뽑아 쓰고 남은 쓰레기 처리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 땅속 깊이 200미터 이상으로 파고 들어야 하고, 그리고 5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벽으로 완벽히 감싸서 '방사능'이 조금이라도 누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깔끔하게 폐기해야 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핵발전소의 '사용기한'이 보통 20년 정도인데, 이 사용기한이 넘은 핵발전소를 정지하고,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 또한 엄청나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는 절대 효율이 좋은 에너지도 아니며, 전혀 위험하지 않은 '안전한 에너지'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위험한 핵에너지를 대신해서 값싸고 깨끗한 '청정에너지'로 '천연가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연가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메테인의 양이 현저히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화석연료'인 까닭에 온실가스 배출에서 완전 자유롭지는 않다. 그럼 온실가스 배출을 전혀 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는 무엇일까? 바로 '재생에너지'다. 재생에너지의 장점은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자연환경을 파괴하지도 않고, 훼손시키지도 않으며,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즘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 전세계는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기도 약속하는 'RE100'을 2040년에는 완벽하게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만약 재생에너지가 아닌 재래식 화석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든 제품에는 엄청난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무역상품'에서 저절로 퇴출되게 만들겠다고 한다. 그래서 전세계가 '재생에너지'를 강제로 쓰게 된다면 '기후위기'를 잘 극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중이다. 물론, 그런 실효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쓰고 '화석에너지'는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보이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적극 지지하고 싶긴 하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을까? 실제로 태양광에너지를 모으는 장치에서 '화재 발생' 빈도가 빈번한 것이 사실이고, 바람에너지를 활용하는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을 뿐더러, 원하는만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발전소를 촘촘히 여러 개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을 뿐더러, 자연경관을 해치기도 하고, 엄청 빨리 도는 바람개비(날개) 때문에 애꿎은 새들이 부딪혀서 죽는 일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소는 고장도 자주 일어난다는 단점이 가장 크다. 또, 수력발전소나 조력발전소, 조석발전소 등은 조그만 규모로 만들었을 때에는 '여러 개'를 만든다는 조건 하에 꽤 효율이 높은 '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서 효과만점이란다. 그런데 이런 발전소를 수십 개 만들 수 있도록 허가받는 일이 더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규모가 작으면 정부의 관점에서 별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댐 건설 규모'를 자꾸 키워서 크게 만들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대규모 공사가 되기 때문에 건설 쪽의 경기부양에도 효과가 크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키우기 위해서 '건설되는 댐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잡기 십상이다. 그런데 큰 댐을 만들게 되면 '환경 파괴'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한 '자연생태'에도 악영향을 끼쳐서 '물길'이 막히거나 달라져서 자연지형이 바뀌는 것으로 시작해서 댐 안쪽에 엄청난 양의 '토사물'이 쌓이게 되면 '고인물'이 썩듯 댐 주변에 악취가 발생하고, 오염도 쉽게 발생하게 되어서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또 '수몰지역'이 넓어지게 되면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도 강제로 떠나야 하고, 그 지역의 모든 것이 '물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를 낳게 되는 단점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환경도 되살리는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완벽하게 장점만 가지고 있는 '청정에너지'는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당장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이점이 있기에 관심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를 적극 사용하게 되면 우리가 그간 걱정하고 우려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에너지 위기'가 사라지게 되는 걸까? 지속 가능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술을 확보하면 일단 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재생에너지로 혜택을 보는 나라는 선진국과 강대국 들 뿐이고,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는 후진국과 약소국 들에게는 오히려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재생에너지'를 100% 쓸 수 있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선진국과 첨단기술력을 갖춘 강대국 들은 자신들의 부를 아낌없이 투자해서 더욱 효율 높은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빈곤한 후진국과 첨단기술을 갖지 못한 약소국 들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게 '기술력'도 사오고, '제품'도 사다 쓸 수밖에 없어서 양극화는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후진국과 약소국 들은 '재생에너지 원천기술'을 갖기 위해 R&D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전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허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렇게 세계는 더욱 불공정해지고, 불평등해진 탓에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과 혼란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이 책이 출간된 2005년 쯤에는 당장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에 앞장 서는 것만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2025년이 된 지금은 심각한 '경제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가 전세계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라 '기후 위기' 같은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듯도 싶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할 때인데, '경제위기'에 이어서 난데 없이 '전쟁위기'까지 등장하면서 '기후위기'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요즘이다. 허나 가장 심각한 위기는 여전히 '기후위기'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곧 '에너지위기'이기도 하다. 인류는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서 다시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기후위기'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변하고 만다. 이 위기만큼은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경제위기'도 막고, '전쟁위기'도 막고, '기후위기'도 막기 위해서라도 '에너지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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