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매일이, 화창해 #10

너의 오늘은 괜찮기를

매일이 화창할 수는 없는 것 같아.
오늘 아침처럼 안개가 가득해 눈앞이 뿌옇고, 신호등 불빛만 희미하게 보이는 날도 있잖아.
몸과 마음이 괜히 무겁고, 회사 가기도 싫고, 그냥 우두커니 앉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

오늘이 딱 그랬어.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고,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하고 시간을 확인한 시각은 새벽 5시 43분.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아, 그대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남은 숨결마저 어둠으로 가득 채웠어.

그래, 매일이 화창할 순 없어.
안개 낀 날처럼 우리의 마음도, 앞날도, 하루도 막막하게만 느껴질 때가 있지.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이 지나면 아침의 안개가 걷히듯, 우리의 무거운 마음도 혼란스러웠던 일들도,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마음도 조금씩 흩어지겠지.
어쩌면 중요한 건, 안개가 사라지기를 기다리며, 잠시 그 안을 천천히 걸어가는 게 아닐까. 조금 더디더라도, 결국 밝은 빛은 다시 우리에게 와줄 테니까.

안개 너머에 기다리고 있는 빛을 향해 나아가면 우리가 괜찮아질 거란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 그 빛은 언젠가 반드시 우리를 감싸 안을 테고, 그때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게 될 거야.

너의 매일이 다시 화창하길 바라.

안개가 가득했던 오늘 아침

Everything is b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