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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는 단풍 구경 명소

by 다닥다닥

가을이 시작되면 마음은 설레지만, 지갑은 늘 계산부터 한다.

입장료, 주차비, 점심값까지 더하면 하루 나들이가 은근히 부담스럽다.


그런데 올해 가을, 이 모든 계산을 한 번에 지워주는 장소가 있다.

전남 장성의 천년 고찰 백양사가 바로 그곳이다.

비용 없는 단풍 여행지의 탄생

2023년 봄, 백양사는 문화재 관람료를 없앴다. 그리고 올해 9월, 주차장까지 무료로 개방했다.

이로써 백양사는 사실상 ‘비용 제로 단풍 여행지’로 거듭났다.


이 결정은 단순히 돈을 아낀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유산과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선택이기 때문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 2만 원 이상이 절약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건 ‘모두에게 열린 풍경’이다.

백양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두드림
산사에 내려앉은 붉은 비단

백양사의 가을은 ‘애기단풍’으로 유명하다.

일반 단풍보다 잎이 작고 섬세해, 산사의 고요한 풍경을 한층 또렷하게 만든다.

11월 초에서 중순 사이, 사찰 경내는 붉은 잎으로 수놓은 비단길이 된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단연 쌍계루와 그 앞 연못이다.

누각과 계류, 그리고 물 위로 비치는 단풍의 그림자는

마치 붉은색 수묵화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사진가들이 ‘백양사 단풍의 심장부’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양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두드림
잠시 멈춰, 바라보기

백양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지만, 주말이면 붉은 숲길이 사람들로 붐빈다.

그래서 이곳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평일 이른 아침이 좋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고요히 피어오르는 단풍의 향기가 마음을 맑게 한다.


그저 걸으며, 잠시 멈춰, 붉게 물든 산을 바라보는 일.

그것만으로도 가을 한가운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단풍을 보며 지불해야 하는 건 돈이 아니라 시간과 마음뿐이다.

그 마음이 충분히 준비됐다면, 백양사의 가을은 당신에게 가장 넉넉한 풍경을 내어줄 것이다.

백양사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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