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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기행 3탄

아ㅡ 입록강 강은 붉게 울음을 토하고 있었다

by 전진식

10,25

만주기행 ㅡ [3]


1단동역의 전경

2압록강 광장

3위화도를 바라보며

4압록강 철교

5왼쪽 6.25후 새로 만든 다리

6오른쪽 6.25후 복원한 다리

7압록강가의 상인들

8압록강 다리 위 북으로 가는 길

9왼쪽은 중국 단동의 불야성

오른쪽은 북의 암흑화된 도시

10단동 최고의 맛집이라는 곳에서 중국의 유일한 섬 월양도 찻집


[단동 압록강과 문학인]


4시경 단동에 도착하니 박정용 회장님의 소개로 단동방송국의 최철 문학박사님(단동방송국 조선어 책임자)과 월영문학회의 이초선님이 나오셨다

단동역의 전경

단동역에서 압록강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란다 숙소를 예약하고 단동시내를 두루살피며 10분여를 걷다가 보니 넓직한 광장 건너로 강이 있었다

아ㅡ압록강

급한 마음에 걸음이 빨리되고 강건너로 북을 본다 무어라 말 할수없는 감성이 뇌리를 스쳤고 타국에서 바라보아하는 북녘땅을 원스런 눈으로 보아야했다

답답한 가슴에 무엇인가 고함을 지르고 싶은데 강물 위의 노을이 나 대신 붉게붉게 울음을 토하고 있었다

강은 말이 없고 묵묵히 황해로 흐르고 있다

갈 수 없는 북녘 땅 그리움이 되는 동포들

이쯤해서 나는 詩 한 수를 강물 위로 던진다

전진식


<강은 천년만년을 가슴으로 흘러갑니다

사람들에겐 그리움이라는게 너무 많지만

恨의 그리움은 강물로만 흘러갑니다


해질녘

언덕위에 오르면 그리움이 보입니다

휘파람을 불면 꽃이파리가 날리고

못다한 이야기는 강물 위의 노을로 옵니다


이런날은 차라리 눈을 감습니다


보지않고 보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그리움입니다 >


ㅡ종략ㅡ

詩 " 江" 중에서


서글픈 생각을 뒤로하고 압록강 철교를 보니 가끔 화물차가 북과 중국을 왕래하고 있었다

다리는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6,25.전쟁때 부서진 다리를 복원한 것이고 하나는 새로 만든 다리로서 가끔 차들이 왕래하고 있다 복원한 다리는 인도로 다리 절반까지는 북으로 가볼수 있다기에 다리쪽으로 가니 작은 도로에 포장 마차로 된 점포에 갖가지 북의 상품들을 팔고 있는 상인들이 빼꼭하다

다리위로 올라가려는데 매표소 입장료가 우리돈으로 6,000원을 주어야 다리 위로 북과의 경계선까지 갈 수가 있다

다리 위 북을 향해 발걸음을 욺기니 참담한 심정이 새찬 바람으로 옷자락을 날린다 한 발 두 발 떨리는 가슴으로 강물 건너는데 중간 쯤 오니 철문에 묵찍한 자물통이 걸려 앞을 막는다

가시 철망과 큼직한 자물통

여기까지다

나와 북의 한계선이라고 생각하고 씁쓸한 휘파람을 날리며 사진 한 컷을 남긴다 어둡살이 끼이고 북을 보니 간간이 불빛 한 두개가 보이고 중국 단동땅의

거리는 휘황한 불빛이 날린다

북한과 중국 단동 사이에는 어둠과 빛의 세계가 강을 두고 흑백으로 갈린다

저녁 식사로 안내 된 곳은 중국식 호화식당이다 회전상 위에 푸짐한 음식들이 줄을지어 나왔고 생각지 못한 접대에 감사했다

접대용 술이라며 52도 중국산 곡차가 올라왔고 술잔이 오간다 여기서 조선족 문학인들의 모국어 사랑을 이야기 하면서 백석 시인님의 삶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월북하고 남쪽에서는 알지 못했던 그의 삶이 여기 단동 땅에도 있었는데 3년을 단동 세무소에 근무하다가 북으로 넘어가서 관직에 근무하다가 북에 숙청 당하여 산수갑산의 양치기로 삶을 마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도 백석 시인님의 행적을 찿고 계시다는 최철 박사님에게서 우리나라 문학인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동을 받는다

생각 난 김에 백석 시인님의 詩 한 수를 생각해 본다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詩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웅앙웅앙 울을 것이다.


최철 문학박사님은 한국어 문학을 검열하고 시와 시낭송 소설을 소개하며 해설도 하고 문학단체도 조직하여 우리글을 방송으로 전파한다 중국 만주에서 우리글을 지키려는 문학단체들이 많다고 하면서 마지막은 월양도 찻집으로 인도한다

압록강에서 중국 유일의 섬이라는데 중국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이곳에서 문우들의 모임을 자주 갖는 곳이라고 한다


***다음은 주몽 장군의 고구려 발원지 오녀산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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