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마음

by 한지안

이 글은 제가 브런치에서 처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얼마 전 작가 신청에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솔직히 조금 얼떨떨했습니다.

정말로 내가 작가가 된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오랫동안 글과는 무관한 일을 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글을 안 쓴 건 아닙니다.

그동안 쓴 글 대부분이 보고서였을 뿐이에요.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며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이었으니까요.


그런 삶 속에서도 마음 한켠엔 늘 글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저는 국어를 좋아했습니다.

시를 읽고 따라 쓰던 중학생 시절이 있었고,

소설 속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으며 혼자 감상문을 쓰던 조용한 시간들도 기억납니다.

전공도, 직업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생각해보면 그 마음은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육아휴직이라는 낯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직장에서 팀장이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와 매일을 함께 보내며,

오랜만에 여유를 가진 제 모습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많아지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제야 바쁘게 살면서 놓쳤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무언가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에 이끌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게됐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사소할 수 있는 하루,

작은 깨달음이나 스쳐가는 감정조차

저에게는 기록할 만한 이유가 됩니다.

그 감정들이 휘발되지 않게 붙잡아두고 싶습니다.

글은, 저를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이 글이 그렇게 오래 맴돌던 마음을 꺼내어 쓰는 저의 첫 글입니다.


문장으로 꺼내고 싶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단어를 고르고 지우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는 제가 처음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선언한 공간입니다.

이번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는 저에게

“이제 시작해도 괜찮다”는 따뜻한 초대처럼 느껴졌습니다.


꿈은 거창한 미래의 결과가 아니라

매일의 삶을 글로 꺼내 보려는 작고 끈질긴

시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그 첫 시도를 막 시작한 사람입니다.

아직은 서툴지만,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글을 꺼낼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