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
2012년 여름, 국내 극장가를 뒤흔든 영화 한 편이 있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도둑 10명이 한 팀이 된 영화 '도둑들'이다. 각자의 꿍꿍이와 배신이 얽힌 이 작품은 약 1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개봉 당시 129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신화를 썼다.
영화는 한국팀과 중국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한국의 도둑팀은 뽀빠이(이정재)를 중심으로 뭉쳐 있다. 와이어 기술자 잠파노(김수현), 줄타기 전문 예니콜(전지현), 연기 베테랑 씹던껌(김해숙)까지, 이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사이다. 영화는 이들이 서울의 미술관을 털면서 시작된다. 전시품을 훔친 뒤 아지트에 모여 정산을 하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친다. 냄새를 맡은 것이다.
리더인 뽀빠이는 더 늦기 전에 한국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한다. 마침, 그 앞에 오래전 파트너였던 마카오 박(김윤석)이 나타난다.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판을 짰다며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마카오 박은 4년 전 같은 팀이었던 뽀빠이와 팹시(김혜수)를 작전 중 버리고 달아났던 인물이다. 뽀빠이는 그 배신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도주가 급한 상황. 뽀빠이는 마카오 박의 제안을 수락하고, 한때 전설의 금고털이였던 팹시를 출소와 동시에 끌어들여 팀을 다시 구성한다. 그렇게 한국팀은 홍콩행 비행기에 오른다.
홍콩에 도착하자, 중국 도둑팀이 기다리고 있다. 리더 첸(임달화), 총잡이 앤드류(오달수), 금고 전문가 쥴리(이신제), 무력 담당 조니(증국상).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한국과 중국 도둑들은 서로를 믿지 않고 경계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 마카오 박은 목표물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이라고 밝힌다. 2000만 달러의 달콤한 제안을 거절할 수 없는 이들은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는 작업에 착수한다.
마카오 박은 작전의 설계자다. 전설의 금고털이인 팹시는 뽀빠이와 같이 마카오 박에게 배신당한 과거가 있다. 뽀빠이는 한국팀의 리더지만, 4년 전 마카오 박에게 버려졌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악감정을 품는다.
예니콜은 팀보다 눈앞의 현찰을 먼저 챙기는 스타일이다. 중국팀의 보스인 첸은 총기 사용에 능숙하며 임기응변이 뛰어나다. 마카오 박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서로 예의를 차리는 관계다. 씹던껌은 연기에 능한 도둑이다. 작업에서는 시선을 끌거나 시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복잡한 가정사로 현재는, 반 알코올 중독 상태다.
앤드류는 소심한 총잡이로, 북경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한국계이지만 첸의 팀에서 활동한다. 허세만 많고 제대로 행동하는 것은 거의 없는 듯 보이지만, 마카오 작전에서는 큰 소리로 직원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한다.
순정파 신참 도둑인 잠파노는 한국팀의 막내 포지션이고, 첸의 팀에서 활동하는 조니는 총기 전문가로 앤드류를 자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쥴리는 첸의 팀에 새로 합류한 금고털이 전문가다. 손과 귀로만 금고를 따는 고전적인 방법을 쓴다. 쥴리는 초반에 마카오 박을 도청하려 드는 등 이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베일에 싸인 거물 범죄자 웨이홍(기국서)은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이다. 홍콩 경찰이 5년째 수배 중인 장물아비이자 무기 밀매도 한다. 자신의 얼굴을 본 사람은 모두 죽이는 냉혈한으로 악명이 높다. 마카오 박은 웨이홍이 가진 '태양의 눈물'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웨이홍에게 모종의 거래를 하려는 계획이다.
도둑들은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과정에서 각자의 과거가 드러나는 플래시백을 보여준다. 팹시, 마카오 박, 뽀빠이의 4년 전 과거 등이 서술된다.
금고털이 작전이 성공한 후, 도둑들은 각자 흩어진다. 잔파노는 예니콜을 구하다가 체포되고, 이기적이던 예니콜에게도 잠깐의 진심이 묻어난다. 뽀빠이는 마카오 박을 배신하고 다이아를 차지하려 하지만, 마카오 박에게 역으로 당한다.
마카오 박은 팹시가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도록 돕고, 웨이홍과의 추격전 끝에 다이아몬드를 되찾는다. 그는 다시 변장을 한 채 새로운 도둑질을 하러 떠나면서 영화은 끝이 난다.
영화는 개봉 1주 만에 386만 관객을 모으는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개봉 18일째인 2012년 8월 11일까지 88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예매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23년 기준,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관객 수 10위와 매출액 12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