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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자전거여행 11

피레네의 낙타등을 넘어서, 루르드에 닿다

by 이쁜이 아빠

피레네의 낙타등을 넘어서, 루르드에 닿다

아침 햇살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카프베른(Capvern)을 떠나자마자 길은 곧장 오르막으로 이어졌다.

평지가 주는 여유는 없었다.

대신 낙타등처럼 이어지는 언덕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 다시 오르막. 자전거 바퀴는 쉼 없이 굴러갔지만, 마음은 묘하게 편안했다.

마치 삶도 이와 같다는 듯, 힘든 순간과 쉬어갈 순간이 교차하며 우리를 단련시키는 것 같았다.

길가에는 옛 농가가 고즈넉하게 서 있었고, 울타리 너머로 말과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표지판에는 “말, 소 주의” 삼각형 그림이 붙어 있었다. 이정표조차도 이곳의 삶을 담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 그러나 이곳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 그 풍경이 오히려 내 마음을 내려놓게 했다.

땀방울은 끝없이 흘렀지만, 동료들과 함께 달리는 길은 그저 즐거웠다. 어떤 순간에는 서로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마치 오랜 친구처럼 나란히 길을 걷는 듯했다.


그리고 마침내 루르드(Lourdes)에 닿았다. 멀리서도 웅장하게 보이는 로사리오 대성당은, 수많은 순례자들의 발걸음을 품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성당 첨탑을 바라보자, 내 안의 숨결도 잠시 멈추는 듯했다. 종교적 신앙의 유무를 떠나, 그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건한 기운이 밀려왔다.


오늘 달린 거리는 43km, 해발 상승 711m. 수치만 놓고 보면 짧은 하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겐 그 어떤 장거리보다 깊고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낙타등 언덕에서 배운 인내, 길 위에서 맛본 평화, 그리고 루르드 성당 앞에서 느낀 경건함.

길은 여전히 남아 있고, 내 여정도 계속된다. 하지만 오늘 하루는 오래도록 내 안에서 꺼내어 볼 수 있는 한 장의 풍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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