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과 마주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히 만나게 됩니다.
영아, 유아를 돌보며 가르치는 직업은 유아교사, 보육교사로 나뉘게 됩니다.
두 직업은 자격 취득 방법, 하는 일, 교육 과정 등이 다릅니다.
또한 아이들의 연령대에 따라 나타나는 직업병의 양상도 다릅니다.
때문에 이번 글에선 '아이들을 만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려 합니다.
물리치료사로서 도수치료를 하면서 치료율이 낮은 직업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대 근무, 두 번째는 IT계열, 마지막은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입니다.
치료율이 낮은 이유는 이 직업이 생활 습관과 환경(낮은 의자, 책상, 시선) 등
대부분 아아들에게 맞춰져 있는 공간에 성인의 몸을 적응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디스크 관련 증상입니다.
디스크란? '추간판(디스크) 탈출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척추 관련 질환으로,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 주는 구조물인 '디스크'가 밖으로 튀어나와 그 주변을
지나는 신경을 누르게 되는 질환입니다.
신경이 눌리게 되면 손이나 발의 저림 현상, 감각의 저하, 운동 능력의 저하 등의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은 그 특성상 아이들과 시선을 맞추기 위해 목과 허리를 자주 구부리게 됩니다.
이 자세가 디스크를 쉽게 탈출시키는 환경을 만듭니다.
그 외에 호소하는 증상들은 목이 쉬거나, 무릎과 어깨의 통증, 만성 피로 등이 있습니다.
"일하다 보면 아이들을 보려고 고개를 자꾸 숙이게 돼요. 그러다 보면 목 뒤쪽이랑 뒤통수 쪽에 두통이 생기고,
양쪽 어깨가 너무 무겁고 아파요. 가끔씩 손도 저려요."
"아이들을 마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아래로 향하게 됩니다. 몸은 주로 시선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목과 허리를 자꾸 구부리게 되실 거예요. 우리 몸은 한 자세를 유지하면 통증이 쉽게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구부리고 있는 자세가 유지되면 목 뒤쪽과 허리 쪽의 근육이 자주 뭉치게 되어 통증을 느끼실 거예요. 그로 인해 뭉친 곳이 무겁거나 먹먹한 느낌이 들고, 이것이 반복되면 손이나 발이 저려지게 됩니다."
"해결법은 고개를 수시로 들어주세요. 아이들을 마주할 땐 편하게 고개를 숙여주시고, 잠시 틈이 나면 고개를 들어주세요. 고개는 천장을 쳐다보는 것이 아닌 정면을 쳐다봐주세요. 이미 목 뒤에 많은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고개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면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아주 단순한 방법이지만 일하시다 보면 금세 잊어버리고 원래 하던 대로 자세를 취하실 거예요. 그럴 땐 알람을 맞춰 주시던지, 내가 일하는 공간에 나만 볼 수 있는 표시들을 해주세요.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실 수 있게 됩니다"
"팔을 자주 사용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깨 앞쪽이 너무 아프고 움직이기 힘들 때도 있어요. 손가락이랑 손목에 통증이 너무 심해서 힘 주기가 너무 힘들어요."
"어깨가 움직여질 때 일반적인 경우 척추가 그 역할을 도와줍니다. 쉽게 말해 목을 곧게 편 자세에서 어깨를 사용하면 부상이 생길 확률이 낮아지고, 목이 굽어있는 상태에서 어깨를 사용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어깨가 불안정한 상태로 손과 손목을 사용하면 평소보다 많은 힘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부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해결법은 팔을 사용할 때 최대한 온몸을 움직여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막아주세요.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일을 하다 보면 급하게 움직여야 할 상황이 많기 때문에 온몸을 움직이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온몸을 사용하게 될 수 있을 거예요.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집안일을 할 때 온몸을 움직이면서 팔을 사용하는데, 이때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움직여보세요."
"자주 쪼그리고 앉아 있어서 무릎이 너무 아파요. 앉아서 사무업무를 보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에 통증이 자주 생겨요. 다리가 자꾸 부어요."
"무릎에 가장 안 좋은 자세가 바로 쪼그리는 자세입니다. 무릎은 최대한 구부려졌을 때(쪼그렸을 때)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게 됩니다. 사무 업무를 볼 때는 경직된 자세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경직된 상태가 유지되다가 갑자기 움직이려고 하면 당연히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다리와 허리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혈액순환 문제가 생깁니다. 그로 인해 다리가 자주, 많이 붓게 됩니다."
"해결법은 '최대한 자주 움직여주세요.'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동작을 크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범위에서 목이나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면서 일해주세요. 30분에 한 번은 살짝이라도 어디든 움직여 주세요. 정해진 자세는 없습니다. 대충 아무렇게나 움직여주세요.
또한 앉아있다가 일어나기 전에 허리와 엉덩이(골반)를 가볍게 움직여준 다음 일어나세요. 통증이 훨씬 줄어들 거예요.
마지막으로 발가락과 발목은 자주 움직여주세요. 아까 자세를 자주 움직여주는 것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사무업무를 볼 때도 무릎을 자주 구부렸다 펴주시면 혈액순환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목이 자주 쉬어요. 눈도 많이 피곤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부서질 것 같아요. 주말에 몰아서 자도 너무 피곤해요."
"직업 특성상 높은 소리를 내야 하고, 크게 말해야 하고,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목이 받는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또한 아이들을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감이 빨리, 심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을 마주하는 일은 신체적으로도 부담이지만 정신적인 부담이 훨씬 큽니다. 저는 이것을 감정노동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학부모를 상대하고, 아이들이 하원한 이후엔 다음날 수업준비를 하느라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으로 일을 많이 한다면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몸이 성할 수가 없습니다."
"목이 자주 쉬는 경우엔 물을 조금씩 자주 드셔주세요. 또한 입술을 닫은 상태로 혀를 자주 움직여주세요. 저는 혀로 잇몸을 청소한다고 설명해 드립니다. 혀를 자주 움직이면 침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입안과 목을 촉촉하게 유지해 줍니다.
눈의 피로는 눈을 자주 깜박여주세요. 눈을 자주 깜박이면 눈물이 미세하게 나옵니다. 또한 혀를 움직여도 눈물이 미세하게 나오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조금 덜어질 거예요. 잠시 틈이 생길 땐 눈을 감고 계셔주셔야 합니다. 화장실에서라도 잠시 감아주세요. 화장실을 자주 못 가는 게 현실이지만...
만성 피로는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영양섭취, 그리고 휴식이 필요합니다. 퇴근 후 힘이 없더라도 가벼운 운동을 해주세요. 그리고 남은 시간은 하고 싶은 걸 하시면서 푹 쉬세요.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잘 드시고 잘 주무셔야 합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특히나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과 자아를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 더 어렵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지만 저는 아이들과 마주하는 일은 제 일이 아니지만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아교사, 보육교사 선생님들은 그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아이들을 마주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아프고 힘들다는 것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아이들에게 힘든 것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키우고 있는 모든 유아교사, 보육교사 분들에게 제 작은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