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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의 대화(상담사)

내가 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by 피티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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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유독 몸 전체가 긴장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상담사였습니다.

일반 사무직들과 비슷하게 가만히 앉아있는 직업이지만 유독 몸의 긴장도가 높습니다.


유독 긴장도가 높은 이유를 상담사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은 매 순간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을 할 때도 목과 몸 전체의 긴장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타인의 말을 주의집중하여 듣는 과정은 몸의 긴장을 조금 더 높이게 됩니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어떠한 의도로 이야기했는지를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항상 긴장상태가 유지됩니다.


오늘은 상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함과 해소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상담할 때 목과 허리가 너무 긴장돼요. 상담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온 몽이 경직되면서

통증이 느껴져요. 자세를 자주 바꿀 수도 없어서 더 힘들어요. 경직이 심해지면 두통까지 생겨요."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내가 자꾸 움직이면 상대방은 내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상담할 때는 몸이 아파지겠다 생각하시고 내담자의 말을 경청해 주세요.

해결법은 상담이 끝난 후 몸을 잠시라도 가볍게 풀어주세요. 스트레칭을 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상담할 때 몸이 너무 아프시다면 허리쿠션, 방석, 발을 받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 주세요."


"내담자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눈이 너무 아파요. 눈이 따끔거리고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져요. 인공눈물을 넣어봐도 크게 효과가 없어요."


"상담을 기본적으로 마주 앉아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내담자에게 시선을 고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눈동자를 움직이는 것도 근육이기에 시선을 너무 한 곳에만 고정하면 눈의 피로가

금세 높아집니다. 또한 눈을 깜박이지 않으면 눈이 금방 건조해져 통증이 유발됩니다.

해결법은 쉬는 시간마다 눈을 감아주세요.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있게 되면 목이나 허리의 긴장도 같이

풀어집니다. 또한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움직여주세요. 인공눈물은 눈이 너무 건조할 때는

좋지만 자주 넣으면 오히려 눈이 더 건조해집니다. 따라서 눈을 자주 깜박여주세요. 인공눈물은 마지막에

눈이 너무 건조할 때 넣어주시면 좋습니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목이 아파요. 상담할 때 많은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담자가 많아지면 말을 많이

하게 돼요. 목도 자주 쉬는데 한 번 목이쉬면 회복이 잘 안 돼요."


"우리 몸의 수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조금씩 체내를 빠져나가게 됩니다. 때문에 물을 조금씩 자주

드셔 주세요. 또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입이 금방 건조해지기 때문에 주로 코를 이용하여 숨을 쉬어주세요. 상담이 없을 땐 사탕을 드셔주세요. 사탕은 침샘을 자극하여 침이 많이 나오게 해 줍니다.

사탕이 싫으시다면 꿀을 드세요. 꿀도 점성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목을 보호해 줍니다.

이것도 부담스러우시다면 혀를 자주 움직여주세요. 혀를 움직이면 침샘이 자극돼서 침이 나옵니다.

또한 침이 나올 때 극소량의 눈물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안구건조에도 도움이 됩니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화장실을 자주 못 가요. 오래 앉아있다 보니 변비도 자주 생겨요."


"바빠서 화장실을 못 가는 경우엔 물을 소량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을 조금씩 자주 드셔주세요.

입안을 적신다는 느낌으로 드셔주세요. 변비는 장 운동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생깁니다. 평소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장 운동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걷기나 뛰어주세요. 출근 전, 퇴근 후 주기적인

운동은 변비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식사할 때 물을 조금씩 같이 드셔주세요.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면

변이 너무 딱딱해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화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천천히 오래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는

잘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너무 바쁘기 때문에 치료받을 시간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사분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일기를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스스로 돌보아주세요.

몸이 아프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어떠한 치료도 상관없으니 몸이 아프다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 과도하게 긴장하기 때문에 그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세요.

화장실, 차 안, 계단 등 내가 편안해질 수 있는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잠시나마 즐겨주세요.

당장은 나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나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서 숨쉴틈을 찾아주세요.


인간은 누구나 말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고,

말하는 사람과 그다음 말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공감하기 위해서 그가 하는 말을

집중해서 듣고, 그 상황을 상상하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더 힘이 듭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해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신체적인 부분이 많이 소모됩니다.


그럼에도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몸의 병보다 마음의 병이 많은 요즘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에 반드시 필요한 소금 같은 존재. 혹여나 주변에 상담사가 있다면 따스한 위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글이 상담사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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