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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하고 싶었어!

너를 설득할 용기가 없었거든

by 이열하




설득할 용기가 없었어!

알지만 모르는 척하고 싶었어.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1


엄마가 너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데 언젠가부터 엄마의 말은 '잔소리'로 여겨지게 된 것 같아.

아무리 좋은 말을 하려 해도, 따뜻한 표정으로 최대한 다정하게 대하는 말도 모두 잔소리더라

그래서 엄마가 용기를 내어 너에게 엄마의 마음을 글로 전하고 싶어!

엄마의 마음만 읽어주면 되니까 부디 '보내지 마'라고 말은 하지 말아 줘라. 엄마의 간곡한 부탁이야.

어느 날 아빠가 엄마에게 말하더라 "아들방에서 전자담배 케이스가 보인다고, 좀 더 지켜보자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엄마, 아빠가 참 당황했었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고 빨래를 하려고 너의 바지 주머니를 보았는데 라이터가 나오더라. 전자담배와 라이터를 발견하는 순간 엄마 마음이 "철컥!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어. 엄마는 너를 설득할 용기가 없었어. 나름대로 너의 삶을 인정해주어야 하는 건가! 이해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았어.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데' 그래서 엄마는 잠시만 모르는 척하고 싶었지. 그리고 조용히 아빠가 너의 마음을 잡아주길 바랐지. 그러다가 아빠가 너를 혼냈지 담배는 어른이 되어서 피라고! 그리고 "언제부터 피었니"라고 물었을 때, "아빠가 때리고 난 다음날"이라고 아들이 말했지. 아마 한 달 전이었던 것 같아. 당구를 치다가 귀가시간이 늦어지는 너를 아빠가 동네에 있는 모든 당구장을 찾아 헤맨 것은 알고 있니? 아빠가 너를 때린 날은 당구장에서 데려오기를 2번 정도 여러 번 경고를 했음에도 늦게 들어온 날이었지! 아빠가 그러면 안 되었는데 너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엄마는 너를 때리는 아빠가 너무 미워서 순간 "가정 파탄의 원인이 너야!"라며 이야기했었지.

그러면 그 순간들이 멈춰질 수 있을까 하고 나름 엄포를 놓은 것이었지. 결론적으로 소중한 아들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 엄마와 아빠가 너무 미안해! 너도 용서해 주라!

그리고 담배는 하지 말자! 학생으로서 본분과 기본은 지키자! 엄마는 아들을 믿어. 약속해 줄 수 있지

용돈모아 산 전자 담배값은 엄마가 다시 보내줄게, 맛있는 거, 몸에 좋은 거, 하고 싶은 거 할 때 사용해.

엄마, 아빠도 노력할게! 아들도 좀 더 노력하자!




브런치 작가 호주아재님께 댓글로 조언해 주신 것처럼 방탄소년단 <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 노래 링크를 먼저 보내고 저 편지글을 보내려고 해요. 아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부디 "보내지 마"라고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침묵 속에 오고 가는 글이 쭉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작가님 글을 읽으며 아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를 이렇게 써야겠다고 착안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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