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맞으면 자존감이 떨어져요
아이한테 맞아봤어? 난 맞아 봤어!
"아야! 선생님을 왜 때려?"
"아이에게 한 대 맞으면 그날은 자존감이 떨어져요." 어느 특수교육대상학생 보조인력 자원봉사자 샘이 내게 했던 말이다.
처음 당해본 사태에 그 선생님은 엄청 놀랐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이런 행동을 왜 하는 걸까?
선생님의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말에는 이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아이에게 도움주려 했어요. 그런데 그 도움의 손길이 빗나간 손길이 되었어요.
아이한테 맞았는데 너무 아파요. 화가 나요. 똑같이 때려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아이와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닌가 봐요.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하나 봐요. 방심한 사이에 꼬집고, 할퀴고, 발로 찼어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막상 맞으니 이해심이 미움으로 바뀌었어요.
잘 되라고, 잘해보라고 도움 주고자 하는 나의 따뜻한 마음이 그 아이에게 닿지 않아요.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자신의 무능함에 속상해요.
나의 호의가 거절당했다는 느낌도 견딜 수가 없어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거절당한 적이 없어요." 라고 자원봉사자 샘이 한탄스럽게 말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선생님 마음이 상처받은 것이 느껴져서 안쓰러웠다.
특수교사를 하면서 아이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히고, 물리고, 목걸이가 잡아당겨 끊어지고, 발로 차이고, 물어뜯기는 일은 다반사이다. 특수교사라면 누구라도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기술과 의사표현이 서툰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감정조절이 더 어려우니 거친 공격적 행동으로 표현한다. 그들의 문제행동이라고 표현되는 방해행동, 공격적인 행동 등은 의사소통 기능이며 그들은 행동이지만 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의사소통 방법이다. 그래서 특수교사들은 문제행동의 기능을 ABC분석을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체행동을 지도한다.
*ABC 분석이란
A (Antecedent - 선행 사건): 행동이 나타나기 직전에 일어난 상황이나 사건
B (Behavior - 행동): 아이가 보인 구체적인 행동을 의미(책상 두드렸다, 때렸다 소리 질렀다 등)
C (Consequence - 후속 결과): 행동이 나타난 직후에 뒤따른 결과나 ("선생님이 주의를 줬다", "친구가 웃었다", "하던 활동이 중단되었다" 등등)
어쩌면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라는 소설에서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 예비치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날 내버려 둬요. 왜 날 모욕하는 거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하기 싫어요", "어려워요", "재미없어요", "불편해요"등의 말을 도전행동(문제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안돼"라고 말하기 전에 이렇게 하면 덜 맞을 수 있다.
바로 '마음 읽기' '애정' '지지' '신뢰'로 이어지는 라포형성 이다.
도전행동 이면에 있는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어야 한다.
진솔된 관심과 애정으로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어야 한다.
반드시 아이와 충분한 라포형성 후 "안 돼", "하지 마" 등의 말을 사용해야 한다.
우선 아이의 바로잡아야 하는 행동보다 아이가 잘하고 있는 것! 강점 등을 보며 지지하고, 격려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덜 친해졌다면 아이의 안 되는 행동에 부정적 표현으로 제지하기보다 긍정적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며 사회적 교감이 없다고 하는 자폐성 아이들도 어느 정도의 정서적 교감 능력은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기술이 일반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며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다. 자세히 보면, 오래 보면 느낄 수 있다.
정성을 쏟은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전달되며 그 진심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통하여 느린 속도로 변화되고 있음을, 그 아이들의 속도에서 달라지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당신의 자녀라면! 당신의 동생이라면!
당신의 형제자매가 나의 형제자매가 특수교육대상학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보이는 행동 그 자체로만 잘 못 되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 보이는 행동의 이면을 알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