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낼 거야 / 이열하
지켜내지 못했어
빛나는 정열이라고 믿었던
펄떡펄떡 내 심장만 보였어
해 뜨면 사라져 버리는 아슬아슬한
새벽이슬 보다 더 빈약한 열정이
텅 빈 둥지의 시린 바람을 어찌 알아챌까
헛된 정열은 귀를 닫게 했고 말도 막히게 했어
휑한 적막감만이 고요히 흐르고
가만가만 공허했던 나의 둥지가
서늘한 바람 찬서리 맞으며
조금씩 스러져 간다
이제라도 그 텅 빈 둥지에 내 마음을 두련다
온기 서린 둥지가 되어 다시 오순도순 시끌벅적
굳건히 뿌리내린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의지로
그 자리에서 지켜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