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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강 나는 누구인가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by 이열하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마음 가는 일에는 애정을 가지고 열중했었다.

어디를 가든 열정여라는 말을 안 들은 적이 없던 것 같다.

특수교사로 22년째, 엄마로 19년째 살면서 비교적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시도하고자 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임에도 또 다른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방통대를 갔고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그 외에 업무 관련 다양한 연수에도 부단히 참여했다. 취미활동으로 마라톤, 캘리그래피. 서각. 독서모임 2개, 등산, 최근 시작한 수영, 제주도 올레길 걷기까지 몸이 열개라도 부족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려 했다.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도태당하는 느낌에 견딜 수 없었다. 늘 공허하고 외로웠다. 날 바쁘게 만드는 것이 내 살길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만이 내가 채워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점점 번아웃되어 가고 있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눌리고 일에 치이고, 가정에서는 바쁜 엄마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몸은 지쳐갔다.

나는 무엇이 하고 싶었던 걸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돌이켜보니 바쁜 일상들이 나에게 의미와 감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 영혼의 방황에서 내 갈 길을 안내하지 못했고 깊은 내면의 진정한 자아도 찾지 못했다. 그렇게 공허함이 계속되던 어느 날, 지인이 브런치 작가 신청하라 했고 자신이 없었기에 쭈뼛쭈뼛하는 하는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2025년 8월 초 쯤에 브런치 작가로 승인되었다.

작가가 되면서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지만 조금씩 나의 내면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친구가 많지 않은 내게 브런치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다. 나의 글에 라이킷과 댓글은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벗이었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응원한다고 말해주는 작가님들의 댓글은 지쳐가는 나의 삶에 오아시스였다. 브런치의 공간은 나에게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하는 자리였고 내 마음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든든한 터였다. 브런치에서 미야작가님의 글빵연구소, 정윤작가님의 소설기초쓰기방을 만난 것은 거룩한 부담감이라는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든든한 동지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글쓰기가 내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천천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글쓰기로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한 스푼의 공감이 필요했다. 외롭다 생각하는 내 맘이 글쓰기를 통해 더 단단해지길 바라며 이왕이면 공모전 당선 및 출간작가로 이름을 날려 북토크도 열고 싶고 글쓰기 관련 강사도 되어 출강도 하고 싶다. 그리고 내 영혼의 길을 잃지 않고 걸어가고 싶다.

갈길이 멀다. 차근차근 차분히 차곡차곡 나의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 박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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