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점심을 먹고 교실로 발을 내딛는 순간, 부회장 아이가 종종걸음을 치며 다급하게 선생님을 찾습니다. 친구 두 명이 서로 말다툼을 했다고 합니다.
점심시간, 저희 반은 식당에서 교실로 돌아오면 각자 양치질을 마친 후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독서 활동을 합니다. 한 학년 당 10 학급 이상의 대규모 학교라 누군가의 점심시간은 누군가의 수업 시간입니다. 수업을 하고 있는 다른 학년에 대한 배려와 우리 학급의 안전 문제로 아이들은 선생님이 돌아온 순간부터 자유롭게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물론 선생님이 돌아오기 전 5~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회장 아이가 선생님을 대신하여 다른 친구를 방해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말을 전한 부회장 아이에 따르면, 회장 아이와 한 친구가 교실에서 언성을 높였습니다. 큰 소리로 웃으며 교실로 들어온 친구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회장 아이의 말이 다른 아이를 기분 나쁘게 했나 봅니다.
두 아이를 따로 불러 이야기해 봅니다. 선생님은 직접 보지 못했으니 너희가 스스로 상황을 설명하라고. 단, 선생님이 항상 하는 말을 기억하고 대화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하나.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정중하게 이야기하기
둘. 상대의 이야기에 잘못된 점이 있더라도 끝까지 경청하기
셋. 상대의 말이 끝난 후 잘못된 점이 있으면 다시 설명하기
넷. 상대의 말이 맞을 경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서로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네가 교실에 들어올 때 크게 웃으면서 들어왔잖아. 그때 네 목소리가 너무 커서 독서하는 다른 친구들이 방해가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거야.
-알았어. 나도 그 부분은 잘못한 것 같아. 앞으로는 조용히 들어올게. 사실 네가 그때 '넌 왜 그렇게 크게 웃어'라고 말해 기분이 욱해서 나도 짜증 나게 말했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거슬리는 작은 행동과 말투 하나에서 시작한 다툼이었습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마법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면 상대가 내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상처를 주는 작은 가시 조각이 더 커지기 전에 미리 상대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물론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전해야겠지요. 1학기 내내 했던 말을 2학기에도 다시 적어야겠습니다.
2025년 8월 26일 알림장
넷. 다른 사람에게 정중하고 예의 바른 말투 사용하기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지 않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같은 말, 같은 표정, 같은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전해지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해는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나에게 속상한 일이 생기면 절대 삼키지 말고 상대에게 이야기하라고. 대신 상대도 의도가 아니었을 수 있기에 정중하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요.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내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특히나 아직 경험이 적은 열세 살 아이들에게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은 항상 구체적으로 안내해주려 합니다. 나이에 따라, 성격에 따라 그 방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마음을 정중하게 전달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