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평화는 불편함 뒤에 찾아온다.

feat. 이 시대의 인프제들에게,

by 강 Leo

배려가 기본템인 INFJ 들에게,
평화유지에 힘쓰는 노고에
심심한 위로를 건네며.



‘불편한 공기가 지독히도 싫다.’


마음에 없는 말로 상황을 무마하면,

가짜 평화가 찾아오곤 했다.

말하기 전에 내 말이 끼칠 영향부터 생각한다.


나는 인프제.

배려하는 사람이니까.


계모임에서의 일화


<필자는 n번째 프로이직러로서, 최근 직장을 옮겼을 때 일이다.>


A: 직장 옮겼다며! 거기 연봉 많이 줌?


나: 어~ OO라는 중견기업이고, 나쁘지 않게 받는 것 같음.


(A의 연봉이 괜찮고, 내 연봉은 A보다 높은데 오픈하자니 비교적 연봉이 괜찮지 못한 다른 친구들이 마음에 걸렸고, 대충 회사 네임드로 알아차리길 바랬다.)


A: 아니 그래서 얼만데? 몇 천?


나: 이전 직장보다 천만원 더 오른 듯.

(이 정도면 계산될 테니 그믄흐르...)


A: 아 그래? 뭐 난 지금도 만족함! 이것도 나오고 저것도 나오고, 그럼 나는 돈이 좀 되지. 그리고 너(나에게) 주말도 일한다며? 주말 근무하니 그 정도 받는구나. 좀 적은 거 아님? 암튼 난 주말 있는 삶이 좋음!


심히 불편한 상황이다.


축하를 하는건지 본인 어필인지,

다른 친구들은 관망하고 있는

이 대화의 흐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그리 많은 연봉도 아니거니와,

시간이 지나 각자의 연봉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를 일인거늘. 왜 다른 이들을 신경쓰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가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친구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가 레이더에 포착되었다.

자체적으로 불편 경보음을 울린다.


나: 어 맞음.. 주말도 일하고 수박.

일한 만큼 받는 거라 많지도 않음.

그냥 몸 갈아서 헬게이트 입성하는 거임.


불편한 공기를 애써 정화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의 희생으로 모두가 평온해짐.

난 배려하는 사람이니까‘


내 안에 불편함은 남은 채 상황만 해소한 거다.


한데, 불씨는 꺼지지 않았고 이후에도 변형된

유사 기출 같은 문제들이 두더지 머리처럼

날름날름 튀어나왔다.


이윽고 진실의 뿅망치를 꺼내든 순간,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배려했다 생각한 친구들은,

이 문제에 수동적이고 방어적이었으며,

불편함을 준 A는 그 일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것이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배려를 하고,

내심 되돌아 올 감사를 바란 건 아닐까.


나는 말하기로 했다.

입이 잘 안 떨어지고, INFJ 인간 전용센서가

경보음을 울린다. 불편해선 안돼!!라고.


그래도 말을 하기로 했다.


“난 너처럼 타지로 출장 가는 것보단,

주말에 나가서 잠깐 일하는게 더 좋음.

너도 많이 받네. 근데 10년차면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난 이게 초봉이거든.

너도 주말에 나가서 일 하면 돼~


아. 수박. 이제 분위기가 곱창 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A: 아 나는 궁금해서 물어봤지. 영업일을 해보니 주위에 부자도 많더라고. 나는 친구들 중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더라고. 근데 말야. 난 사장님이 주말에 출근 안 시켜줘. 너처럼 돈도 못 받고 출근도 못 하고~ 먹고살기 힘들다 (대충 푸념로봇 st)


다른 친구들: 아 수박. 눈치 좀 챙겨라! 돈 얘기 좀 그만하고 술이나 먹자!




이전에는 나를 낮추고 상대를 띄워주면서,

불편한 대화를 넘겼지만 이후에 막상 그 문제를

식탁에 올렸을 때, 다른 이들은 문제에 대해

인지를 하면서도 굳이 누구의 편을 들어주기를

불편해하는 내색이었고, 문제의 주범께서는

내가 민감한 거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나의 말을 함으로서,

‘너 지금 무례한거야’ 라는 경고를 했으며,

그의 의도에 악의는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다른 이들의 지지 또한 얻은 것이다.


상황은 예측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야만 한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불편해. 라는 말을 해야만

명확하게 의도를 인지시킬 수 있다.

그래야 진짜 다음 스텝이 나온다.


Step 1. 내가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생각 않기

Step 2. 타인에게 기대하지 말 것

Step 3. 심각하지 않을 것


나를 우선시하면 난이도가 수월해진다.


힘없는 정의는 무능 이랬던가?

인프제들은 좀 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들이박으면 되지 복잡하다! 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나는 인프제라는 유형은

배려가 우선하는 가치이기에

어느정도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당신이 정말로,

‘배려’ 를 원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