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겨내는 것.

마라톤

by 박은진

아버지와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일요일, 원래라면 오후까지 자다 느지막하게 일어날 날에, 아침 7시부터 일어나 간단히 죽을 먹으며 몸을 깨웠습니다.


창밖을 확인하니 비가 올 듯 흐린 날씨가 저를 반겼습니다.

더우면 뛰기가 더 힘들 테니 오히려 반갑게 여겨졌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무척이나 달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마라톤 대회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의 열기와 활기가 멀리서도 느껴졌습니다.

이미 대회장에 도착해 스트레칭하고 있는 사람들, 동호회에서 와 함께 선전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여기 있다.'라는, 그들과 같은 목적을 위해 왔다는 소속감이 들었습니다.

그 감정은 마치 생소하면서도 반가워 기분 좋은 긴장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마라톤하고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참가한 마라톤은 산악 코스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산악 코스를 가기 전부터 반복되는 오르막길을 달리면서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의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걱정 할 필요 없다. 우린 그저 뛰면 된다.' 라고 말이죠.

이 담백한 위로를 저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은 걱정의 연속인 생을 살아가는 '삶'과 닮았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 여태까지 나의 짧은 생에도 수많은 고비가 있었고 그걸 넘어오면서 살았지. 이것도 그렇게 가면 되는 거야.'

하며 자신을 위로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성공적으로 무사히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마라톤이었는데요.

모든 걸 끝냈다는 후련함과 뿌듯함이 온몸을 둘러싸고 삶을 이겨냈다는 도전 정신이 살아나는 마음이 저를 다시 달리게 해준 동기가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함께 달려주신 저의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 다음에 또 한 번, 그때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참가해 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억을 또 밑거름 삼아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지치고 힘들었던 하루를 멋지게 완주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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