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걸린 국숫발이 낭창낭창하다
국수 한 뭉치 사오라는
엄마 목소리 바람의 방을 건너오고
식전 강아지 마냥 동네 국수틀집으로 향하는
헐한 맨발이 뛰어온다
멸치국수를 허기진 환멸에다
훌훌 말아 먹고 나서
골목 골목 참견하고 다니던 일이
가장 재미있었던
담장 낮은 어깨 맞대고 살면서
한 그릇씩 나눠 먹는 맛에
채워지지 않는 배를 채우고 살았던 시절은
여울물처럼 급하게 빠져나갔으니
젖은 국수를 널어본 사람은 안다
간절한 소망은 바람의 바깥에 걸려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