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첫사랑조차 아득한데
길모퉁이에서 애인처럼 와락 달려들어
달큰하게 퍼지는 향기의 정체는?
오월 거리에서 최류탄 연기가
하얗게 일렁거리던 시절 있었지
그 날의 핏빛 다짐을 호출하는 흰 연기가
산자락마다 자욱하다
사는 게 뭐 다 그렇다고
체념하며 안주하며 타협하며 살아가는
시절의 무기력함을 깨우는
갑자기 뒤집어쓴 찬물 같은
오월의 돌팔매질 같은
이번에 '마음보다 먼저 핀 꽃' 제3 시집을 시산맥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시 52편과 에세이 '80년대에서 온 편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사랑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