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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날개짓

마음의 병 치유기 17

by 김해피

나는 심리치료는 난생처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병원의 분위기에 익숙한 터라 큰 거부감은 없었다.


작은 사무실로 안내받았고, 안에서는 심리치료사가 반갑게 날 맞아주었다.


그녀는 나에게 나의 현재 상황과 힘든 점을 자유롭게 얘기하게 하였고, 나는 그동안 있었던 일과 힘들었던 점, 그리고 때론 울분을 토해내며 울기도 하는 등 그녀에게 나의 모든 얘기를 하였다.


그리고 따뜻한 위로의 말과 공감과 함께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해서 설명을 들으며 첫 번째 치료를 마치게 되었다.


나는 주 2회 심리치료를 받았고, 대부분 나의 얘기를 듣고 거기에 맞는 해법을 알려주거나 공감해 주는 방식으로 치료는 진행되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치료로 나는 점점 마음의 잔고가 쌓여갔다.


그녀와의 심리치료를 통해 점점 나는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 과정에서 약물에 의지하지 않고 불안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감정이라는 것은 수시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오는 것이기에 이를 막을 수는 없으며, 다만 그런 감정이 올라왔을 때 이를 다스리고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게 하는 기술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극심한 감정의 변화가 생겼을 때의 응급조치 방법에 대해서도 익히게 되었다.


그리고 빠르게 상태가 호전되어 일주일에 두 번이던 치료는 한 번으로 변경되었다.


어느 날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여 대기 중이었다.

그동안 1년 넘게 병원을 왔었지만 한 번도 눈에 들어오지 않던 대기실 탁자 위의 책들에 눈길이 갔다.


심리치료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나 두뇌 관련 서적이 여러 권 있었다.


그리고 짧은 대기 시간 동안 나는 집중에서 해당 서적을 읽게 되었다.


주치의와의 면담 및 약처방을 받고 귀가한 후 나는 그날 읽었던 책의 내용을 요점만 파악하여 구글킵 메모장에 작성하였다.


이후 병원을 방문하여 대기할 때마다 나는 해당도서들을 읽게 되었고, 내용을 요약하여 메모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심리치료사가 나에게 권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비롯한 각종 치료방법이나 기술들이 해당 서적에도 비슷하게 나와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실습과 예습, 복습을 나는 본의 아니게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반복을 통해 나의 상태가 급속도로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슴속에 늘 차있던 분노의 불덩이, 불안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또 다른 유형의 치유 방법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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