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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노력

마음의 병 치유기 13

by 김해피

나는 산재승인 신청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육을 받는 등 잘 알던 내용이었지만 막상 내가 신청을 해야 할 상황이 되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검색하였다.

그러던 중 산재 관련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되었고, 회원가입을 하여 글들을 읽게 되었고, 노무사 한 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나를 위해 먼 길을 와주었다.


나는 이미 그에게 나의 상황에 대해서 전화와 글로 설명을 했었지만, 다시 한번 그에게 그간 있었던 일과 현재 나의 병세, 그리고 내가 산재를 신청하게 된 계기 등을 얘기하였다.


그는 많은 공감을 해주었고, 충분히 산재로 다퉈볼 만한 일이었다고 얘기했다.

나는 그와 위임 계약을 하였다.

사실 위임 계약 시 착수금으로 그가 많은 돈을 요구했다면 나는 그를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성공보수를 책정하고, 대신 착수금은 기본적인 금액만 요구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와 마침내 산재 승인 신청의 길에 동행하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그간 있었던 일뿐 아니라 그 내용들에 맞는 정황 증거와 자료들을 찾아서 전달하였다.

또한 그는 수시로 내게 해당 내용들 중 본인이 궁금한 점을 문의하였고, 때론 정황 증거도 같이 요청하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시금 좋지 못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내게 주었고, 스스로가 측은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우리의 산재 승인 요청을 위한 증거는 하나둘씩 모여가며, 논리적인 주장이 작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산재 승인을 준비하면서 나는 병가 휴직을 신청하였다.

더 이상 직장에서의 반복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아직 재직 중이기에 마음이 떨어질 수 없게끔 하는 회사와의 연결고리를 잠시나마 끊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사실 아내는 진작부터 휴직이나 퇴사를 권하였다.

항상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괴로워하고, 일이 아닌 사람의 문제로 인해 해결책을 찾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해결 못할 고민을 하는 내가 너무 안쓰럽고 가여워 보였다고 한다.

다만 내가 가장이라는 책임감에 고통 속에서도 직장을 계속 다니길 고집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렇게 휴직을 했음에도 이후 3~4개월까지는 지속적으로 회사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 생각이 떠오르면 불안함과 분노의 감정이 수시로 올라왔다.


그렇게 나는 나와의 처절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휴직한 지 어느덧 보름정도 되는 시점에 나에게 다시 한번 시련이 닥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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