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부모님 생신으로 모처럼 누나네 가족과 한자리에 모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생일이 딱 하루 차이라서,
늘 이렇게 한 번에 두 분의 생신을 축하해 준다.
부모님 집 근처에 있는 곳에서,
온 가족이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였다.
웬일로 집에서 먹자고 안 하시고,
두 분 모두 흔쾌히 따라나섰다.
그 동네에서 가장 맛있다는 고깃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식당은 이미 예약자로 꽉 차서,
바로 근처 다른 고깃집으로 옮겼다.
다행히 그곳에는 자리가 있어서
다 같이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다.
아이들이 큼지막한 쌈을 싸서,
할아버지, 할머니 입으로 넣어 주고,
또 할머니가 손자들한테 답례로,
똑같이 쌈을 싸서 입으로 넣어 주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나이에 아이들을 갖게 되었다.
그 덕분에 한 번에 2명을 얻었다.
그래서 부모님도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더 각별하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중에,
삶이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나보다, 아버지일 것이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평생 당신 손으로 직접 밥을 차려 드신 적이 없다.
어머니께서 밖에 계시다가도 끼니때가 되면,
집으로 오셔서 아버지 식사를 챙겨 드릴 정도였으니까.
수 십 년을 식구들이 차려 주는 밥만 드셨던 아버지가,
아이들이 태어나면부터는,
어머니가 안 계실 때는,
직접 챙겨 드시기 시작했다.
쌍둥이다 보니,
어머니마저 아이들 육아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저절로 귀한 손자들한테 밀렸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안 계신 동안에는 직접 차려 드셨다.
그리고, 육아로 인해 며칠씩 어머니가 집에 안 계시니,
식사 후에는 설거지도 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담배도 끊으셨다.
내가 태어났을 때도 안 끊으셨던 담배를,
수 십 년 만에, 그것도 단 칼에 끊으셨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있으셨을 거고,
한 푼이라도 절약해서 손자들 분유 값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그 중독성 강한 담배를 어떻게 한 번에 끊으셨는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웃음이 많아지셨다.
평생 웃을 일 없으셨던 아버지가,
분유 달라고 우는 모습에,
또 잘 먹고, 잘 싸고, 잘 노는,
모습을 보시고는,
허허하며 웃음이 많아지셨다.
담배를 끊고, 많이 웃으시고 하는 덕분인지 모르나,
어머니 주변 분들이,
아버지가 더 젊어지셨다는 말들을 많이 한단다.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지,
이제는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드시지 못하신다.
당신들의 식사량이 줄어들수록,
손자들의 식사량은 점점 늘어 간다.
아이들이 많이 먹고 잘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으나,
고기 2인분도 다 못 드시는 부모님의 모습에는,
가슴이 쓰렸다.
부모님께서 앞으로 생일을 얼마나 더 보내 실지 모르겠으나,
그때까지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계셨으면 좋겠다.
내 바람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부모님들 모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