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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

by 임찰스

꼬릿꼬릿한 냄새의 국밥집

먼저 나온 밑반찬 몇 가지

땡초 한 개를 막장에 찍어 한입 베어

입속에 기분 좋은 통증

얼얼함이 사그라들 때쯤 깍두기 하나

아사삭 새콤함에 침이 고이는



일행들과 소소한 잡담을 나누는

마침내 등장한 우윳빛깔의 뽀얀 돼지국밥

새우젓 한 스푼

다대기(たたき) 한 스푼

정구지 한 움큼 집어넣고

둘둘 말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꼬릿꼬릿한 냄새는 온 데 간 데 없고

달큼하게만 느껴지는 뜨거운 국물 그런 행복



분출하듯 흘러내린 내 얼굴의 육즙 콧물

냅킨 서너 장으로 닦아가면서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뱃속 든든함에 온 세상이 내 것 인양

방그레 어지는 미소






* 땡초 : '땡고추'의 방언

* 막장 : '쌈장'의 방언

* 다대기(たたき) : 다진 양념

* 정구지 : '부추'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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