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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ug 26. 2015

인간, 진정 생각하는 동물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 정의를 재정의하며

철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이고, 인간에 대한 이해는 곧 나 자신에 대한 이해이다. 어쩌면 이것이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전부인지도 모른다.
-김바솔

*생각 좀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쓰는 철학 매거진


<생각으로 태어나는 인간의 존재론적 선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본질적 차이로서 '생각'을 꼽았다. 다른 동물은 '생각'이란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물론 지구나 우주 어딘가에 생각하는 동물이 발견된다면 이 정의는 틀린 것으로 판명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개념 없고', '생각 없는' 사람들이 지천에 널린 게 오늘날의 세상. 먹고 사는 것도 피곤한데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냐고 반문한다면 대놓고 뭐라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럼에도 정령 인간이기를 포기하겠냐고 다시 반문하고 싶은 요즘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따르면,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런데 생각 있는 사람이라 해도 좋은 것들만 생각하거나 고차원적인 생각만을 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멍하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생각' 보다는 근심과 걱정, 우울과 불안 등 속앓이를 생각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살다보면 생각에 집중할 여유도 부족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 정작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할 때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맡은 역할도 많고 할 일은 태산이고, 취미도 갖가지고 볼거리도 수만가지인 현대 사회에서 '생각'이란 활동은 매우 지루하고 복잡하게만 다가올 뿐이다.


일을 하고 생활을 하며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 역시 생각이다. 문제는 그러한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하느라 정작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거나 생각할 기회를 놓친다는 데 있다. 달리 말해, 생각의 '대상'에 따라 우리가 생각하느냐 생각하지 않느냐 하는 기준도 판가름 난다. '무엇에' 대해 생각하냐에 따라 생각의 깊이와 차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각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과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를 살짝 수정하면,
"인간은 생각할 줄 아는(능력을 지닌) 동물이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좋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나쁘다고 말하는 것들이 모두 다 나쁜 것들 뿐인지, 내가 정답이라 여기는 것들이 진정 답이 될 수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왜 인간은 태어났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올바른 선택이란 무엇인지, 행복이란 정말 존재하는지, 이런 생각 없이 살아도 되는지, 생각한다고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야만 하는지, 이처럼 생각해야 생각이다.


냉정히 말해, 인간은 생각할 줄 아는(능력을 지닌) 동물에 불과하다. 인간은 생각할 능력을 지녔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먹고 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이고, 생존의 문제에서 다른 존재보다 자기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만들어왔던 수많은 가치와 지식은 그저 얻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을 바쳐 이루어낸 결과이다. 그래서 이들을 ‘거인’이라 부르고, 우린 그들의 어깨를 빌어 이 땅에 서 있을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 보면,
"인간은 생각 해야만 하는 동물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인류와 더 나은 문명을 위해서는 더 깊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내가 꼭 그럴 이유가 무엇이냐, 그런 거창한 목적으로 생각을 해야 하느냐, 생각하지 않아도 살아갈 방법은 많은데, 생각한다고 해서 먹을 게 떨어지느냐 묻는다면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생각하려 노력한다면 더 나은 인간이 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것은 거인의 어깨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동기이자, ‘생각하는 거인’이라는 존재 그 자체가 되는 일이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간이 아니라 할 순 없고, 생각한다고 해서 인간이라 할 수도 없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린 늘 생각을 해야 하고, 더 나은 생각을 위해 애쓰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생각은 '힘이 드는 일'이고, '힘이 드는 습관'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각해야 생각할 수 있다.




생각을 생각하다 - 바스락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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