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4>
택배가 왔다.
누가 보내준 책은 아니다.
내가 나에게 보낸 책
영하의 기온에 얼어붙은 책의 차가운 촉감이
책을 다른 존재로 만드는 것 같다.
덤으로 무언가 하나 공짜로 달려온 느낌이랄까.
사는 게 뭐라고.
제목이 좋아 산 책
사는 게 뭐라고.
그리 애를 써야 하는지
그렇게 누군가와 갈등을 겪고 지랄 맞게 싸우고
지쳐서 마음을 달래다 허무감이 들 무렵,
이 책을 발견했다.
사는 게 뭐라고.
책엔 그냥 사는 게 나온다.
사는 게 뭐라고.
난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사는게 대체,
뭐라고.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띵커벨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13화 있다가도 없는 삶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