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찌 친구들

by 호윤 우인순 시인

모찌 친구들


꽃처럼 활짝 웃는 꽃님이를 만난 것은

올 가을 추석 전날이었다

모찌는 꿈속에서 달나라 갔다가 만났다

떡방아를 쿵덕! 쿵덕 찧으며 어찌나 잘 웃는지

꽃님이라 이름 붙여주었다


꽃님아! 하늘에서 나를 매일 쳐다봐 줄 거지? 응 모찌야! 너도 밤이 되면

달을 향해 쳐다보아야 해

둘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달나라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아주 잘 보였다

꽃님이는 날마다

모찌가 있는 대숲을 향하여

내려다보며 모찌를 불렀다

날마다 대나무 숲에 밤이 되면

부엉이가 부엉부엉 울고

집 없는 고양이 모찌는 풀 숲에 누워

별을 보고 있었다


하늘엔 별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멀리서 큰 별 하나가 모찌에게 말을

걸었다 "모찌야 잠이 안 오는 거야?"

"아니 나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 엄마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


별 둘이 또 물었다

"어떻게 하다가 엄마를 잃어버렸어?

손 꼭 잡고 다니지, 한 눈 팔다 그랬구나"

모찌는 눈물 글썽글썽 울먹이며

말한다" 우린 서울 아파트 살았거든

그런데 주인아저씨가 실직을 당해 돈이 없어서 아파트를 내놓고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새로 이사를 간 집이 아주 좁은 연립 주택

이었거든 , 옆집 아가씨가

고양이 소리가 난다고 집주인한테 신고를 했지뮈야

이사 올 때 절대로 고양이 키우면 안 된다고 해서 안 키우겠다고 우리 주인아저씨가 말했거든

우린 몰래 살은 건데

그만 내 동생이 야옹! 하고 소리 지른 거야

딱 걸린 거지 그래서 할 수 없이

집주인이 우리를 달라고 해서 주었어


나는 그 집에 살게 되었나 보다 좋아했지

그 집은 엄청 넓고 좋았거든

어느 날 주인집 아저씨가 간식을 걸 하게 주더니, 낚시를 같이 간다고 해서

여행 가나보다 엄청 좋아했지

바로 송암 저수지를 온 거야

주인집 아저씨는 맛있는 간식을 많이 주며, 우리를 풀밭에서 놀라고 했어

처음 여행이라 너무 좋아 야옹! 야옹

고맙다고 인사를 했지

한나절 아저씨는 낚시를 하더니

생선을 불에 구워 점심 먹으며

우리에게도 나누어 주었지

야옹야옹 마음씨 좋은 아저씨!라고 소리를 치며

이게 웬 횡재인가

복이 덩굴채 들어왔구먼 좋아했어

그런데 오후가 되자

아저씨는 우리를 버리고 차를 타고 가려고

하는 거야 빨리 뛰어갔지만 엄마는

차 뒤쪽에 올라타고 나는 여기에

버려져서 대숲으로 온 거야 우리 엄마도

분명 그 아저씨가 서울 가다가 버렸을 거야


별님! 별님은 위에 있어서

세상이 잘 보이실터인데 나하고 꼭 닮은

우리 엄마를 찾아 주세요"

별들은 그 소리를 듣더니 너무 슬퍼서

대나무 숲 가지마다 앉아 울었다

"모찌야 우리가 찾아봐 줄게

너무 걱정 마"

별들은 모찌가 잠들 때까지 자장가를 불러주었습니다


모찌는 꿈속에 엄마를 만났는지 활짝 웃으며

잠을 자고 있었어요

바람도 불고 차츰 추워지려 하는데

겨울이 오면 모찌는 참 걱정이네요

별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키보드를 탄 토끼가 나타났어요

잘 곳을 찾는 모양입니다

추운지 낙엽더미 속을 헤치고 들어가다

그만 모치의 꼬리를 건드려

모찌가 눈을 떴어요 너는 누구니? 우리 동네는

누나 같은 스키보드 타는 짐승은 없는데

어디서 왔니? 물었다

난 강원도 홍천에서 겨울이면 스키를 타는

스키선수 쫑쫑이야

누나한테 조그만 고양이 녀석이 버릇없이 너라니?

미안해요 하지만 여긴 내 지역이라고요

쫑쫑이 누나 일단 추운데 낙엽이나 덥고

얘기해요 왜? 내 구역을 침범했는지?


쫑쫑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작년 겨울 눈이 많이 오는 날

엄마랑 하얀 숲이 너무 아름다워

구경을 나갔는데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우리는 스키보드를 안 가지고 갔지 뭐야

눈이 너무 와서 발이 푹푹 빠지지 않겠어

그런데 그 눈 속에 사람들이 먹다 남은

군밤이랑 맛있는 오이가 있는 거야

엄마랑 나는 뛰어가서 남! 냠먹고 있는데

포수 아저씨가 나타났지 뭐야

깜짝 놀라서 엄마랑 나는 얼마나 뛰었는지

몰라 탕! 탕 소리가 계속 나더니

조용한 거야 그래서 뒤돌아보니

글쎄! 나쁜 포수아저씨가

우리 엄마를 총을 쏘아서 피 흘리며 쓰러지니!,

두 귀를 꽉 붙잡고 가고 있었어

그날부터 나는 홍천이 정말 싫어져서 스키보드를 타고 씽씽 달리기 시작했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리다 군산에 왔는데 작은 섬들이 많았어

경치도 아름답고 그래서 그곳에서 살까? 생각하면서 둘러보니 유명한 선유도

장자도 가 있어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놀러 와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거야

인간이 참 무서워 그래서 너무 싫어,

그날 밤은 씽씽 달려 서천으로 갔어,

그곳에 청소년 수련장이 있는데 소나무 숲이 참 아름다웠어 그날 밤은 달을 보며 풀 숲에서 행복하게 자고 있는데, 거기서 달덩이 같이 예쁘게 웃는 달님 이를 만난 거야

동생 햇님이는 얼마나 귀여운데


달님아! 여긴 참 좋구나

나도 여기서 살면 안 될까? 쫑쫑이 언니!

여긴 수련장이라 사람들이 많이 와서 무서운 곳이에요

우리 형제는 남쪽으로 가기로 했는데

동생 햇님이가

사람들이 버린 썩은 음식을 먹고

장염이 걸려서 나아질 때까지 있다가

남쪽 산으로 가서 조용히 있으려고요

어머나! 달님아 사실 나도 남쪽으로

가고 있었어 그쪽 산으로 가면 시골이라서

사람도 동네에 조금 살고 숲은 조용하고

약초들도 많다네

맹수가 없어서 평화롭다고 우리 엄마가 늘

말해 주었어

쫑쫑이 언니! 먼저 가세요

동생이 나으면 갈게요 남쪽에서 만나요

어쩔 수 없이 나는 혼자서

다시 씽씽 스키보드를 타고 여기까지

달려온 거야


여기가 남쪽이 맞지 고양아!

모찌가 얼굴을 찡그리며 난 모찌야

고양이가 뭐야 소리를 질렀다

인간들은 너보고 고양이라고 하던 걸

나도 들었거든. 아니야 우리 주인은

나보고 모찌라고 하거든 이제부터는

모찌라고 불러줘 쫑쫑이 누나!


미안 모찌야 우리 서로 외로우니

사이좋게 지내자

그날 밤 모찌와 쫑쫑이는 낙엽더미 속에

고개만 쭈욱 내밀고 앉아 하늘을 보았다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별을 보다 둘은 서로의 등을 붙이고

잠이 들어 꿈나라로 날아가고 있었다

꿈나라 비행기에 쫑쫑이 누나랑

모찌는 손을 꼭 잡고 웃었다

비행기가 멈춘 곳은 달나라 토끼

꽃님이가 방아를 찧는 곳이다


꽃님이 누나 보고 싶었어요

어머 손님도 있네

쫑쫑이 누나예요

그래 오늘 밤은 쪽배를 타고

은하수나 구경이나 갈까

셋이서 반달을 타고 은하수를 구경 갔어요

너무 좋아 야옹! 야옹 노래를 불렀답니다

꽃님이 누나! 나도 여기서 살고 싶다야 해

여기는 너무 좋아요 하니

꽃님이 토끼가 말했다

내년은 토끼띠 해란다

그래서 모두 땅으로 내려가서 살려고

그럼 우리 같이 살아요

모찌도 쫑쫑이도 너무 좋았다

가족이 없어서 너무 외로워요

누나들이 가족이 되어주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나쁜 사람들 오면 내가 달려가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싸워 줄게요

난 스키보드 타고 달리며 열매도 따고

약초도 캐가지고 올 게

셋은 너무 좋아 펄쩍펄쩍 뛰었다

그런데 별안간 우르릉 쾅 큰 소리가 나는 것이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천둥 비가 오고 있었다

쫑쫑아 빨리 뛰어! 큰 나무 밑에 가서 있어야 돼 쫑쫑이 누나가 소리쳤다

누나 저 큰 나무 가운데 누군가 뚫어 놓은

구멍이 있어요 우리 거기 가서 비를 피해요


둘이는 큰 고목나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집이 생긴 것이다

비가 후드득후드득 내려도 걱정이 없다


모찌와 쫑쫑이는

가족이 되어서 서로 의지하며 사니

너무 좋았다

이제는 눈이 하얗게 펑펑 내려도. 걱정이

없다 외롭지도 않다

빨리 십이월이 지나고 새해가 오기를

모찌와 쫑쫑이는 손꼽아 기다리며

토끼띠 새해에는

꽃님이, 달님이, 해님이 토끼랑

만날 꿈을 꾸며 잠이 들었다


*이 글은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느라

답글에 토끼들을 달아 주었더니

저희 아는 언니가 이 그림들로 글을 하나 써보라고 해서 제가 고양이 그림이 모찌를 닮아서, 모찌라고 붙였는데 그 이름은 군에서 장병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모찌는 아들이 군에서 키우던 뱅골 고양이인데 훈련을 나가면서 저한테 맡겼는데

모찌가 그만 병이 나서 아들이 야간 응급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니 신장에 이상이 생겨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하늘나라 간 모찌를 위해 이 글을 썼습니다

모찌는 죽은 것이 아니라 하늘로 간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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