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어른 이래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 흉내를 내는 우리를 위한 이야기."

by child

Chapter 3.

엄마 말이 맞았다고 느낀 순간

예전엔 엄마 말이 귀찮을 때가 많았다.
"밥은 꼭 챙겨 먹어야 해"
"사람은 너무 믿지 마"
"잠이 보약이야"

그땐 그냥 다 잔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엄마는 너무 옛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말들이 자꾸 생각났다.

아침을 거르고 하루 종일 기운이 없을 때,
무심코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렸을 때,
밤새고 난 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엄마가 했던 그 말들이
하나씩 고개를 들었다.

이해하게 된 건
경험 때문이었다.
겪지 않으면 몰랐고,
상처받지 않으면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엄마 말을 들으려고 한다.
물론 여전히 가끔은 반항심도 들지만,
그 말들이 내 삶의 바닥을
조금 덜 흔들리게 해 준다는 걸 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엄마도 그 시절엔
지금의 나처럼,
어른인 척하며
서툴게 하루하루를 버텼을지도 모른다고.



시간이 지나야 들리는 말이 있다.
나중에서야 이해되는 마음도 있다.
그건, 내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다.




Chapter 4.

남들보다 늦어도 괜찮을까?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나만 이렇게 느린가?’
누군가는 벌써 돈을 모으기 시작하고,
누군가는 사랑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무언가를 이루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SNS를 보다 보면 괜히 더 불안해진다.
남들은 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느낌.

그래서 한때는 조급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해야 할 것 같아서
무리해서 뭔가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은 오히려 나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벤치에 앉아 있던 날이 있었다.
햇볕이 따뜻했고, 바람이 부드러웠다.
그 순간 깨달았다.
‘지금 이 속도도 괜찮을 수 있겠구나.’

조금 느리면 어때.
남들보다 늦으면 어때.
나는 지금 나대로 살고 있는 중인데.

다들 각자의 리듬으로 걷고 있고,
내 길은 남의 길과 닮았을 수도,
전혀 다를 수도 있는 거니까.

빠른 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내 속도에 맞춰 걷는 것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다.



비교는 늘 조급함을 만들고,
조급함은 내 삶의 소리를 작게 만든다.
그러니까,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오늘도 나를 다독여본다.




Chapter 5.

나는 나를 잘 모르겠어

가끔 거울을 보면서 묻는다.
‘나는 누구지?’
겉으로는 웃고, 말하고, 살아가는 내가
속으로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순간이 많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또 조금 다르다.
이런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때때로 지치기도 한다.

친구들은 자기 길을 잘 가는 것 같고,
SNS 속 사람들은 완벽한 모습만 보여준다.
그 속에서 나를 비교하다 보면
내 존재가 작아지고,
내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그런데 최근에 깨달았다.
‘나는 내가 다르게 변하는 걸 허용해야 한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잘 알지만,
나는 아직 배우고 있는 중이다.

불완전한 나, 혼란스러운 나,
그 모든 모습도 나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자.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씩, 하루하루 알아가는 과정이니까.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기준과 속도는 만들어지고 있다.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툴러도
그것조차 내 방식의 성장이다.



나는 아직 나를 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틀린 것도,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오늘의 나를 조금만 더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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