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과 살생
함께 평화롭게 사는 그 날(250215)
세계사의 무수한 전쟁터에서
적들을 죽이고 생존한 조상들
그 살육의 피가 내 몸에 흐르네
생애의 수많은 나날들 속에서
동물들을 잡아먹고 생존한 조상들
그 살생의 피가 내 몸에 흐르네
나는 적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조상들의 후예
또 동물들을 잡아먹고 살아남은 조상들의 후예
내 몸에 살육의 피가 흐르고 살생의 피가 흐르네
나는 선하게 살아도 살육자들의 후예
나는 의롭게 살아도 살생자들의 후예
나 또한 매일매일 살생하며 살아가네
겸손한 마음으로 살지 않을 수 없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지 않을 수 없네
살육과 살생이 사라지고
총칼이 식량으로 바뀌고
나와 적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그 날
하루속히 그 날이 오길 기도하고
하루하루 겸손히 속죄하며 사네
나와 적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