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분석]잔나비-환상의 나라

지오르보들의 OST앨범

by 이학준

제목은 마치 음악적으로 견문이 넓은 사람이 쓰는 것처럼 해왔지만... 전 음악을 들어만 봤지 분석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는, 온리 리스너로 살아왔기에 이번 해석은 지극히 주관적, 지극히 오류적일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습니다.
제가 원체 글을 잘 못 쓰지만, 그래도 한 번 써보겠습니다. 글의 진행은 트랙별 해석-구조, 서사 분석 으로 갈 예정이며, 아주 긴 장문... 죄송합니다.

시작하기전에 말씀드리자면, 해당 앨범은 단순히 '음악적 성공' '대중적 성공' 에 대한 앨범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국소적으로 이 앨범의 메시지들을 축소시키면 트랙들간의 유기성과 스토리에 오류가 생기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용기, 사랑, 우정, 음악 등등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이상'에 대해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을 향한 여정' 보단, '여러 이상적인 것들에 대한 여정'을 다룬다는 전제를 깔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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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by Track

1.환상의 나라
앨범의 오프닝입니다. 오프닝인지라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으나, 가사를 보면 '밟히우면 또 꿈틀대는'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댄다 라는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씩씩하게"라는, 지오르보와 영웅들의 태도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가사를 키포인트로 생각해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번 트랙, <환상의 나라>였습니다.


2.용맹한 발걸음이여
꿈과 여정에 대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오르보와 영웅들이 이번 여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아주 여실히 드러내는 트랙인데요. '그토록 찾아 헤맨 무지개 닿을 수 없을거야 우리 알고 있었대도 말하지 않았음은' 라는 가사를 통해 그들은 애시당초 무지개, 즉 본인들의 이상에 닿을 수 없으리란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구름 너머 환상은 아니지만 멍청한 믿음은 좀 필요해......'라는 말은 해당 가사의 이전에 선행되어 나오는데요. 이처럼 그들이 이러한 멍청한 믿음과 멍청한 이유로 떠나는 이유는 '그것이 이상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거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트랙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달콤한 사랑 노래인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의 '사랑'은 연인간의 사랑으로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닌,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컨데 이상, 꿈, '그대'에 대한 사랑이 있을 것 같네요.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달콤한 사랑노래는 일종의 행진가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지오르보가 구닥다리 영웅들과 함게 입맞춰 부르길 원하는 것처럼 말이죠.
즉,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포부를 담은 트랙이라 생각됩니다.
2번 트랙, <용맹한 발걸음>이여였습니다.


3.비틀 파워!
목표,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틀즈에 대한 헌정곡인 동시에 잔나비 스스로의 목표, 그리고 원동력에 대한 트랙입니다. 영감이라고 생각해도 좋겠죠. 잔나비는 아시다시피 엄청난 비틀즈의 팬입니다. 그리고 잔나비는 비틀즈의 다큐에서 나오는 to the topper most of the popper most 라는 말에 원동력을 얻으며 '일단 유명해지자!'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초-중기 잔나비가 가졌던 생각들을 비틀즈가 그들에게 가진, 대중에게 가진 상징성을 이용해서 드러냈다고 생각됩니다.

즉, 1~3번 트랙은 잔나비, 즉 지오르보와 구닥다리 영웅들이 그간 가졌던 태도와 원동력들에 대해 다루는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그들과 이야기 전반에 대한 대략적 소개라고도 생각해도 좋겠죠. 해당 세 트랙들을 짧게 요약하자면, 비틀즈를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소년, 씩씩하게 여정을 시작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번 트랙, <비틀 파워!>였습니다.


4.고백극장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노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두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막: '우정은 처절했지'로 시작하는 1막은 [우정]에 대해서 다룹니다. 해당 파트에서 서술자는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것 같이 보이는데요, 사람들의 웃음+눈에 밟히는 모든 것들이 그에겐 외로움에 불과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2막:'사랑은 달콤했지'로 시작하는 2막은 사랑에 대해 다룹니다. 해당 파트에서는 '달콤한 사랑을 손에 쥐려 치열하게 해내려 했던 나'에 대해 다룹니다. 포근함을 줬던 사랑에 대한 소유욕이 컸던 것이죠. <...해내려고 했었네..>라는 가사가 나올 때 까진 마치 '쟁취하려는 태도'를 후회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해당 트랙은 조금은 역설하는 태도를 지니기도 하는데요. 각각의 막 끝자락에서 우정 정복자, 정열의 신 사랑 쟁취하네 등등의 가사를 미루어보아, 지오르보에게 '쟁취하려는 태도'는 꽤나 아프기도 하지만서도 결국 외롭지 않으려면 씩씩하게 쟁취해야만 함을 주장합니다. 각 막은 우정과 사랑의 처절한 민낯을 꼬집지만, '그럼에도 외로운 사람끼리 함께 외로워하자, 되도록이면 씩씩하게' 라는 말로 합치되는 것이죠.
4번 트랙, <고백극장>이었습니다.


5.로맨스의 왕
사랑, 그 중에서도 연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곡의 소개를 보면 '활활 타오르는 연애를 하고 싶지만 그게 마음처럼 안 되는 연애의 장면'을 그렸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 곡은 화자가 두 명인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바로 레이첼과 리차드입니다. 레이첼은 라이언에게, 리차드는 줄리아에게 이 곡을 말하는데요, 두 커플 다 머뭇거리며 멋쩍게 웃고, 때마침 내리는 낯익은 음악이 들려오자 그 순간만큼은 열정에 타올라 춤을 추게 되죠. 이는 '뚜뚜뚜뚜--'가 빨리감기 됨으로서 묘사가 됩니다.
4번 트랙을 구체화시키는 듯한 이 트랙은, 외로운 사람끼리 함께 외로울 것이라는 이전 트랙의 대목을 형상화하는 듯합니다.
5번 트랙, <로맨스의 왕>이었습니다.


6.페어웰 투 암스! + 요람 송가
조금 무거운 이야기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전, 밝은 1~5번 트랙과 어두운 7, 8번 트랙을 이어주는 트랙입니다. 그 중에서도 요람송가는 인터루드(interlude)적인 성격이 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트랙은 역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6-1, 페투암-여정을 같이하던 동료들중, 여정을 포기하는 이들에 대한 헌정곡이라 할 수 있는데요, 현실에 대입하여 본다면 꿈이 아닌 현실을 택한 잔나비의 주변 인물들 정도로 생각하셔도 큰 비약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인상깊은 점은, '신음하는 친구여, 자신있게 고갤 떨궈라'라는 대목인데요, 이는 투항=실패라는 통념에 반하여 투항은 실패가 아니니, 자신있게 고갤 떨궈라는 의미를 함축한 듯 보입니다.
그 뒤 후렴구가 이어지고서 2절이 시작되는데요, 저는 이 가사의 화자가 1명이 아닌 2명(혹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못다 이룬 나의 꿈을 전가하노라, 굳세어라' 로 시작되는 2절은 곧장 악마의 목소리로서 '사랑은 구름너머...꿈의 조각을 주워가렴'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못다 이룬~굳세어라' 까지의 화자는 '투항한 친구' 그 이후 이어지는 '사랑은 구름너머..꿈의 조각을 주워가렴'까지는 마왕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러고선 직후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안돼요 그럼 짐은 지우지 말아요' '해로운 승리의 찬가를 내 귀에 옮기지 마요'. 즉, 2절은 '친구와 마왕'이 2절 시작에 등장한 뒤, 지오르보는 그에 답하는 구조로 이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눈여겨 볼 점은, 2절의 가사는 앞선 트랙들과는 감정과 반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이상/목표/여정에 대해 회의적이고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 탓인데요. 정훈은 이러한 가사에 대하여 '지오르보의 아버지가 보내온 승리의 찬가에, 지오르보는 내심 크나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정이다'라고 덧붙인 적이 있습니다. 지오르보의 아버지가 부담감을 준다는 점에서 그를 마왕에 대입하던, 그 둘을 별개의 인물로 치환 시키던 결국 홀로서 여정을 이어나갈 지오르보가 처음으로 자신의 멍청한 믿음과 여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표현하게 된다는 점이, 말씀드렸 듯 앞선 트랙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이 곡은 투항하는 친구에의 격려인 동시에 자신에게 들려준 헛된 이상향에의 원망에 관한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사만 놓고보았을 때엔 꽤나 뜸금포 적이겠으나, 이 곡의 사운드는 앞선 트랙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우중충하다고 느껴지지 않은, 즉 가사는 어두운 반면 사운드는 여전히 낭만적이고 밝은 편인 기조를 유지합니다.(적어도 우울하진 않은)
청자는 이를 통해 앞선 트랙과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못 받으나, 가사를 본다면 이미 우울의 심화는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죠.
앨범의 스토리적으로 보았을 때에 지오르보는 이 여정으로 인해 점점 다치고있고, 이미 많은 상처를 입었다. 라는 '고통의 언지'를 주는 파트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요람송가에서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6-2, 요람송가
'달콤한 외면은 달콤하긴 했다. 끝내 날 죽이지 못했던 그것은 진짜로 아팠다'. 요람송가의 마지막 가사 대목입니다. 이를 통해 앞선 트랙들이 밝고 달콤했던 이유는 그 스토리 자체가 밝은 것도 있겠으나, '고통에의 달콤한 외면'을 한 이유도 있음을 추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그 다음 이어지는 가사인 '끝내~아팠다'는 고통의 아픈 정도에 대해 수용하고 인지하는 듯 보이는데요, 이를 통해 6-2번 트랙 요람송가는 '발걸음을 멈춰보는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자신은 그간 고통을 외면하였으나, 그럼에도 자신에게 가해진 고통들에 대해 스스로는 매우 아팠다고 인정하고 인지하게 되는, 그런 서사적인 파트라고 생각됩니다.
6번 트랙, <페어웰 투 암스! + 요람송가>였습니다.


7.소년 클레이 피전
고통과 우울의 심화에 대한 트랙입니다. 7번 트랙은 2분이 채 되지 않는 트랙인 만큼, 개별의 곡같은 성질도 있으나 요람송가와 같이 인터루드(interlude)적 성격도 갖고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몇 가지를 집고 가겠습니다.
클레이피전:클레이사격 종목에서 사용되는 과녁 입니다. 즉, 클레이 피전이 하늘에 던져지는 이유는 과녁이 되기 위함이란 것이죠. 이를 서사에 대입해본다면 '실패하기 위해 날아오른 지오르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사운드의 갑작스러운 변화: 앞선 사운드와는 달리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의 사운드가 갑작스럽게 나오는데요, 이는 클레이피전이 총을 맞았을 때처럼 급작스럽고도 빠른 느낌을 줍니다.
사운드적인 요소와 더불어 조금 더 포괄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사운드를 통해 '지오르보의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앞선 6번트랙에 더불어 설명하자면, '고통과 상처의 인지, 인정'은 본인은 애초에 '이상에 닿을 수 없는, 헛된 꿈만을 꾸던, 결국은 패배할 누군가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전진된다는 것이죠.
또 다른 해석으로서는 2집 이후 잔나비가 겪게 된 시련에 클레이 피전을 향해 발사된 총알을 대입시켜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에 대해선 깊게 들어가지 않고, 그렇게 해석해볼 여지가 있을 수 는 있다, 정도로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외의 인터뷰에서 정훈은 지오르보가 총에 맞고서 죽지 않고 오히려 아파하며 살아있다는 것에 주목했다고 밝혔는데요. 아마도 우리가 지오르보의 처절함을 느낄 수 있던 것은, 죽음으로써 고통이 끝나는 것이 아닌 고통을 느끼면서도 하필 살아있어버렸다는 것이 그 이유겠습니다.
특히나 뮤지컬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번 앨범에선, 1~6번은 1막에, 7~13번은 2막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며, 7막은 6번을 끝내는 동시에 7번으로 이어주는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다음 트랙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7번 트랙, <소년 클레이피전>이었습니다


8.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
앨범을 통틀어 가장 우울하고도 최저점이라 말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서사적으로는 절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해당 노래의 가사에는 이전 앨범 <전설>의 1번트랙과 이어짐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는데요, 해당 노래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거리를 나뒹구는 쉬운 마음 되어라" 이는 '우리의 노래가 거리에서도 쉽게 들리는 노래가 되기를' 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데요, 이번 앨범의 8번 트랙에 대입해본다면,
"너와 내가 일궈온 서글픈 전설이 기쁨되어 뒹굴거리"라는 대목은, 우리가 함께 힘겹게 만들었던 전설이라는 앨범이 그 당시의 바램처럼 쉽게 들리는 노래가 되었다. 라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서글픈'이라는 말이 붙었다는 것과 그보다 앞선 대목인 '저기 너머에 손짓하길래 있는가 했지' 하는 것입니다. 즉, '너와 나, 우리는 전설이라는 앨범을 발매하고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그로인해 성공에 닿은 줄 알았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구나. 결국 우리가 만든 <전설>은 서글퍼졌네'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가사에서는 전체적으로 시간이 만들어내는 위선을 형상화하는 듯 보입니다. 이겨내려던 그 비바람도 덤빈 적 없다하는 것, 흔들리던 별들이 추억으로 피어 지워지는 것을 통해 그런 부분을 알 수 있는데요. 쉽게 말해, 아직 다 낫지도 않은 상처에 대해 시간이 다 해결해줬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 고통이 남아있음을 역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달콤한 사랑노래'가 등장하는데요. 이는 2번 트랙 <용맹한 발걸음이여>에서도 등장한 바가 있습니다. 앞서 해당 트랙에서 그것은 이상/꿈에 대한 사랑노래라고 말씀드렸는데요. 해당 트랙에서는 행진곡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곡에서는 승전가와 더 비슷한 것 같습니다(승전가의 성격을 띄나, 지오르보는 그 노래를 결코 부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좌절을 역설). 이는 두번 반복되며 좌절, 그리고 그로 인한 우울감을 심화시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구절은 "나의 친구여 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입니다. 여기서 '노래'의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역시 <용맹한 발걸음이여>와 이번트랙에서 등장한, '달콤한 사랑노래'이겠구요. 두번째는 6번 트랙에서 언급된 "해로운 승리의 찬가"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그 '노래'의 방향은 결코 자신, 구닥다리 영웅도 , 친구들도 아니기에 무상감을 느낀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좌절과 우울이 절정으로 치닫는, 그로 인해 처절할 만큼 그간의 여정에 대해 허무함과 허상감을 안겨주기도 하는 그런 트랙이었습니다.
8번 트랙, <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였습니다.


9.밤의 공원
최저점인 8번 트랙에서 바로 최고점으로 올라가는 그런 노래입니다. 6, 7, 8번까지의 어두운 분위기에서 단 번에 솟구치는 만큼, 그 대비 또한 명확합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역시 7번 트랙 <소년 클레이피전>과도 교집합이 있어보이는데요, 물론 6번과 7번 트랙은 가사적으로는 이어집니다. 그러나 6번 트랙의 여전히 밝고 웅장한 분위기에서 7번 트랙의 마치 마왕같은 사운드는 대비를 이루고, 8번 트랙과 9번 트랙 역시 사운드적으로 대비를 이루게 됩니다. 이를 통해 청자는 상당히 갑작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움에도 앨범 전체의 유기성을 해치지 않는 이유는 역시 가사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6-7번 트랙의 관계를 생각해보자면, 6번 트랙과 7번 트랙을 각각 가사로만 봤을 때엔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9번 트랙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기보단 넘어가는 형식을 채택한 듯 보입니다.
"비가 왔었나봐"라는 말과 함께 시작되는, 마치 별빛을 연상시키는 듯한 사운드로 시작되는 것이 그 근거가 될텐데요. 여기서 '비'라 함은 앞선 트랙에서 언급된 고통, 상처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즉, 첫 번째 가사에서도 여전히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이제는 고통에의 인지, 심화 보단 고통을 수용, 포용하며 승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자는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의 간극을 단 한 줄의 가사로서 큰 어색함없이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죠.
트랙 간의 관계에 치중하여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트랙 내에서만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면, 정훈은 이 곡을 작업실 앞 공원에 대한 노래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10년동안 그 앞에서 한숨을 쉬고 돌아온 적이 많다고 하죠. 즉 밤의 공원 그 자체만으로도 수용과 포용을 상징하는 부분이 있겠습니다. 또한 가사 에서는 밤과 아침을 자주 언급하는데요, 다음 문단에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그때 내 마음'을 '밤'에 사유함으로 미뤄보아 '그때 내 마음'은 '걱정'으로 치환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밤은 '걱정과 한숨을 마주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한 '아침'은 가사 내 에서 '그 때 내 마음을 초라할 작은 불빛으로 만드는 시간'이라고 명시돼있습니다. 즉 아침은 '걱정이 별거 아님을 깨닫게 되고 해소가 되기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점포인트라고 생각되는 것은 가사 속 단어 간의 관계입니다. 앞선 문장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가사를 쭉 보고 난 뒤에 가사 내에서의 유의어와 반의어의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사랑, 어린 광기, 영원에 걸었던 약속 등'과 '(비), 그때 내 마음'은 하나의 유의어인 것 들끼리 모아진 것이구요, 서로는 반의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격정의 연인에 대한 단어는 전자이겠구요, 걱정과 같은 것들은 후자에 속하겠죠.
사운드의 변화, 지속적인 대비와 밤에서 아침이라는 시간적 흐름을 통해 8번트랙까지의 고통과 시련을 밤의 공원이라는 포용과 승화를 상징하는 허구의 공간을 이용하여 서사를 진행시킨다는 점에서, ~9까지의 트랙과 이후의 트랙을 이어주는 트랙이자, 또다른 서사적 절정에 해당하는 듯한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9번 트랙, <밤의 공원>이었습니다.

10.외딴섬 로맨틱
이어지는 10번 트랙은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곡같은 느낌고 드는 곡입니다. 이 곡은 <용맹한 발걸음이여>의 심화버전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정훈은 이 곡에 대해 가끔은 여정 자체에 대하여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말을 하기도 했죠.
외딴섬이라는 공간 역시 일종의 상징성을 내포하는 듯 보입니다. 앨범을 관통하는 구절이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구절이 있죠, 바로 "사랑은 구름너머 환상은 아니지만 멍청한 믿음은 좀 필요로해. 어서 여기 밤 사이 깨어진 꿈의 조각을 주워가렴" 입니다. '사랑'을 단순히 연인간의 사랑이 아닌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으로 해석했을 때, 멍청한 믿음과 외딴섬 로맨틱을 꿈꾸는 이번 트랙의 상황은 꽤나 교집합이 있어보이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트랙의 화자는 지오르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정훈이 라디오에서 말했는데요. 이 곡의 화자는 싱글 <She> 속 화자가 용맹한 여전사라고 부르는, '그 여자'입니다. <She>라는 싱글과 이어지는 이 곡은, 그 단서를 주 듯이 영제 부터 <I know where the rainbow has fallen>입니다. 그리고 <She>에는 "무지개가 떨어질 곳을 알아. 내일은 꼭 함께 가자던 그녀" 라는 구절이 있죠. 정훈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She> 속 화자의 상대방 입장에서 곡을 쓰고싶었다고 말이죠.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이번 트랙의 화자는 순전히 지오르보를 놀아주는, 혹은 희생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She>의 화자는 무지개가 떨어진 곳을 안다,라고 말하죠. 그러나 우리가 알 듯이 '무지개가 떨어지는 곳'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무지개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즉, 지오르보는 멍청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번 트랙의 화자는 지오르보와는 달리 이미 정답을 알고있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있었지. 거긴 그 무엇도 없다는 것을"이라는 구절이 그 근거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대체 화자, 즉 '그녀'는 대체 누구이고, 왜 지오르보를 위해 희생하는가? 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답은, <She>의 곡 소개에서 알 수 있 듯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를 사랑해주는 누군가'라는 의미를 갖고있습니다. 고전소설에서의 조력자와도 비슷한 역할이라고나 할까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복돋아주는 존재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죠.
이 곡을 짧게 말하자면 '그녀'와 함께한 여정을 떠난 지오르보가, 바보같은 여정일 지언정 그 속에서도 배울 점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그리고 지오르보가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믿게 되는, 그런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사랑은 바다 건너 피는 꽃이 아니래'라는 구절에서 구체화되는데요, '바다 건너 피는 꽃'은 '여정의 결실'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화자는 그것이 아니라며 부정을 하고 있죠. 이를 통해 '여정의 결실'에만 의미가 있진 않다는 걸 알려주는 화자를 알 수 있겠습니다.
9번 트랙과 10번 트랙은 여정에 대한 의미를 환기시켜주고 고통을 승화시켜주는 트랙이라는 점에서 교집합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이점이라면 9번은 지오르보 혼자서, 10번 트랙은 조력자인 'she'의 도움으로, 라는 점이 있겠죠.
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려낸 이번 앨범처럼, 사람이 고통을 승화하는 현실적인 과정에 대해 판타지적으로 서술해낸 트랙이 9, 10번 트랙이라고 생각됩니다.
10번 트랙, <외딴섬 로맨틱>이었습니다.


11.블루버드, 스프레드 유어 윙스!
9, 10번 트랙의 승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용기를 얻은 지오르보를 나타내는 트랙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구름너머..주워가렴"이란 구절 속에서 나오는 단어가 언급됐는데요. 멍청한 믿음에 대하여 자신감을 얻게된 지오르보가 마침내 꿈의 조각을 줍는 모습입니다. 또한 짙은 어둠에도, 아침 햇살에도 굴하지 않고 날아가는 블루버드에 자신을 투영시키기도 하죠.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7번 트랙의 클레이 피전과 이번 트랙의 블루 버드는 둘 다 새라는 점에서 교집합을 갖게됩니다. (물론 클레이피전은 인공물입니다만) 그러나 클레이 피전은 상승보다는 하강을 나타내는 반면, 블루버드는 상승을 나타내게 되죠. 이러한 대비효과를 주어 청자에게 조금더 극적인 감상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군다나 사운드 또한 날아로는 듯한, 경쾌하면서 웅장하기도 하죠.
이는 지오르보가 마침내 자신은 결코 굴하지 않겠다. 용맹한 발걸음을 지속하겠다는 다짐으로 보입니다.
11번 트랙, <블루버드, 스프레드 유어 윙스!>였습니다.

12.굿바이 환상의 나라
나레이션이 들어간, 스킷(skit)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 트랙입니다. 나레이션으로 채워져있는데요, 저는 앨범을 돌릴 때면 이 트랙에서 항상 눈물을 흘립니다. (진심임)
정훈은 이 앨범에 대해 대중을 고려하지 않은 앨범은 절대 아니라고 말하였는데요, 그런 대중과의 타협점이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이 트랙인 것 같습니다. 콘셉트 앨범이라는 특성상, 하나의 서사로 쭉 이어지는 앨범은 사실 요즘에는 많이 줄어든 추세입니다. 또한 당연하게도 풀앨범으로 돌리는 사람보단 개별 곡으로 돌리는 사람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도 하죠. 그렇기에 많은 분들은 앨범의 서사를 따라가기에 힘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편의시설같은 느낌이랄까요? 지오르보의 여정을 한번에 집약시켜주어 마지막 트랙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도와주고, 서사적으로도 한 번 정리도 해주는 트랙입니다.
가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환상의 나라를 허상적이게 말하는건가 싶다가도 마지막엔 그러면서도 또 믿어보갰다고합니다.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환상의 나라'와 '집'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환상의 나라는 앨범 소개에 나와있듯이 '꿈, 우정, 사랑이 살아숨쉬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라는 키워드로 치환시켜도 아주 큰 무리는 없어보이는데요, 그러나 다른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어보이는데요. 바로 '돌아갈 곳이 없다고 믿어온 순간들'입니다. 다시 말해 가상의 공간인 동시에 필터, 혹은 색안경으로서도 작동한다는 것이죠. 이는 가사에서 구체화됩니다. "꿈은 그저 꿈이라 부르기에 알맞은거였다고" "환상의 나라를 사랑하고자 했던 사내에게 현실의 아름다움은 독이어야만 했지" 이러한 환상의 나라는 더 나아가 확장하여 해석한다면, 그 자체로 '멍청한 믿음'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환상의 나라는 세 가지의 중복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집'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집은 언뜻 보면 여정의 끝, 그리고 잔혹한 현실 등등의 다소 부정적이게 생각될 수 있는 단어로 보입니다만, 사실 환상의 나라를 도와주는 단어입니다, 적어도 지오르보에게는 말이죠. 12번 트랙의 가사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또 믿어볼래 그것들을 환상이라고 그렇게 부르기까지의 시간들을"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래도 오늘 밤은 집에 가야겠어" 이러한 가사들로 미루어보아 지오르보는 앞서 말씀 드렸듯이 다시 한번 환상의 나라를 믿어볼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으며, '그래도' 라는 부사를 붙임으로서 '집에 돌아감'을 '집에게 구속됨'과 다른 의미로 해석되게 만들었죠. (다음 트랙에서 더 구체화) 즉, 지오르보에게 있어서 '집'은 '환상의 나라'를 여정하면서 느낀 피로를 풀고, 다시 한 번 멍청한 믿음으로 여행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안식처와도 같은 곳입니다.
그렇다면 지오르보는 왜? 환상의 나라로 다시 여행하겠다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10번 트랙에서 상술됐듯이, '결과를 위한 여정'이 아닌 '여정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여정'이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지오르보는 자신이 바보같은 믿음을 가졌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도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다짐하는 것이죠.
이러한 스킷(skit)을 이용해서 그 뒤의 전율이 더 극대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는데요, 앨범이 아무래도 콘셉트 앨범이기에 이해하기 쉬운 편은 아닙니다만, 12번 트랙 덕분에 잔나비 입문자들에게 추천해주기 좋을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여정을 나열하다가 마지막에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래도 오늘밤은 집에 가야겠어"에서 머뭇거리며 말을 한 것이, 지친 모습까지도 보여주는 듯 합니다.
12번 트랙, <굿바이 환상의 나라>였습니다.


13.컴백홈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지오르보가 성장했음을 알려주며 그 깃발을 꽂는 듯한 트랙입니다. 특히나 트랙들 중 가장 희열이 돋는 트랙이기도 한데요. 말씀드렸다시피 '환상의 나라'는 가상의 공간인 동시에 지오르보에게 씌워진 필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트랙은 그런 필터를 잠시 내려놓고 오늘 밤은 돌아가겠다고 알리는 트랙입니다. 어찌보면 여정을 더 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죠.
제가 이 트랙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사운드입니다. 마치 환상의 나라가 아닌, 꿈을 깨는 듯이 치고들어오는 사운드로 인해 들을 때 마다 전율이 차오르는데요.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지만, 언제든 다시 뛰쳐나가서 바보같은 여정을 떠나겠다는 직전트랙에서 현실을 마주하고 '용맹한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듯한 지오르보가 머릿 속에 그려집니다.
가사적인 부분으로서는 크게 다룰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이 곡이 15년도에 완성된 곡인 탓인데요. 그렇기에 가사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루는 것보단 전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곡 자체는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 곡은 상술했듯 지오르보가 집으로 돌아감을 알리는 행진곡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전체적인 맥락을 생각해보면 돌아갈 곳이 없다고 생각해온 그 동안의 시간과는 달리, 현실에서의 사랑, 노래를 언급하며 행진하는 모습을 형상화시키게 됩니다. 서사적으로는 역시 결말에 해당하며, 이를 통해 청자는 그동안의 13트랙 동안 지오르보와 잠시 여행을 한 뒤, 자신도 마치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재밌는 여행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 곡 자체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상술됐 듯 이 곡은 15년도에 이미 만들어진 미공개곡입니다. 정규 1집과 2집에 넣을지 고민했다가 결국 3집 때에 컴백홈으로 끝나는 구조를 틀로 잡고 이 앨범을 제작하게 됐는데요. 잔나비의 팬들에게는 이 곡이 그만큼 큰 의미가 있을 듯 합니다. 정훈 역시 이 곡의 데모테잎을 다시 들었을 때 15년도의 잔나비가 돌아오라고 소리치는 듯 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특히나 도형과 정훈 모두 15, 16년도가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직 잔나비가 메이저로 올라오기 전, 멍청한 믿음(좋은 의미)으로 여정을 하던 시기인 동시에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만든 곡인 만큼, '돌아와'라는 의미가 청자마다 다 다르게 들릴 것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 트랙, <컴백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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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별로 한 번 씩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엔 전체적인 구조와 서사에 대해서 말씀리고 싶습니다. 먼저 콘셉트 앨범인만큼 모든 트랙이 짜임새있게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있는데요. <오프닝-꿈, 우정, 사랑에서 지오르보가 가지는 태도의 형상화-좌절의 심화-회복(고점)-깨달음-클로징>이라는 구조를 띈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에 따라서 서사를 정리한다면,
1. 비틀즈를 꿈꾸던 지오르보는 용맹한 발걸음으로 멍청한 믿음과 함께 환상의 나라에서 무지개에 닿으려고 합니다.
2. 사랑을 쟁취하려하고, 우정에도 역시 쟁취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게되죠.
3. 그런 지오르보처럼 환상의 나라를 휘젓는 인물이 있는 반면, 결국 현실의 나라로 돌아가야만 하는 친구들 역시 있었습니다.
4. 그런 친구들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보내주긴 하지만, 그 즈음부터 지오르보는 본인에게 상처가 많이 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5.그리고 그 인지는 자기 자신, 그리고 환상의 나라 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며' 나는 클레이피전같은 운명이 아닐까?'라며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지오르보는 좌절하게 됩니다.
6. 그러나 10년간 자신을 품어주던 밤의 공원과 그 공원을 거닐던 '초록을 거머쥔 우리'에게 치유를 받고, '그녀'에게 사랑은 바다 건너 피는 꽃이 아니라는 얘기를 전해듣게 됩니다.
7. 환상의 나라=결과를 위한 도구가 아닌, 환상의 나라 자체에 대해 사랑하게 되는 법을 알게됩니다.
8. 지오르보는 돌아갈 곳이 없다고 믿어온 순간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그 멍청한 믿음을 믿어보기 전, 잠시 쉬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13트랙의 이야기는 지오르보와 구닥다리 영웅들의 행진곡으로 서사가 시작되고, '우리'가 공감할 이야기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론 아무리 생각해도, 적어도 2000년대 이후 콘셉트 앨범 중에선 가장 대중성을 챙기는 동시에 서사적인 부분도 꼼꼼하게 다듬은, 명반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잔나비 앨범이 모두 명반이긴 함)

아마도 이번 앨범은 소위 말하는 '꿈꾸는 바보들'에게는 인생의 오프닝이자, 주제가이자, 엔딩곡과도 같기에 더더욱이 공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일지언정, 살면서 좌절과 치유, 회복을 겪어봤다면 공감할 수 밖에 없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해석을 마칩니다.


쓰려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글을 짧게 쓰는 걸 못해서.. 무슨 글이던지 쓰다보면 길어지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됐네요. 사실 저의 해석은 오롯이 의견일 뿐, 잔나비에게 컨펌을 받은 것 도 아니고, 저 혼자 웹서핑으로 찾은 게 전부인지라 많이 부족합니다. 더군다나 원래는 소설같은 거만 써봤는데, 처음으로 각잡고 평론을 하려니 너무 어렵네요....
여러분들도 지오르보처럼 상처를 많이 입을 수도, 그것이 흉터가 됐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오르보처럼, 블루버드처럼 날아오르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