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감
시내 오피스텔에서의 생활은 내게 한 가지를 가르쳐주었다.
사람은 ‘살아지는 곳’이 아니라 ‘살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번엔 확실히 주거지다운 곳,
조용하고 안정된 아파트를 선택했다.
그때는 단지 시끄러워서 떠난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시끄러웠던 건 내 마음이었다.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비로소
공간이 바뀌면 마음도 달라진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다.
시내의 밤 소음에 지쳐 있을 무렵,
나는 다시 짐을 쌌다.
이번엔 조용하고 안전한 곳,
사람 사는 곳다운 주거지로 가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간 아파트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새로 지은 단지는 아니었지만,
채광이 좋고 주변에 공원이 있어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밤이 조용했다.
그것만으로도 이전보다 훨씬 나은 환경이었다.
거기에 현실을 보태자면,
집주인은 나보다 어리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를 보니
스물여섯, 아직 사회 초년생일 무렵이다.
그는 부모가 사준 이 아파트를 월세로 놓고 있었다.
“엄마가 이 집 사주셨는데요,
저는 신도시 쪽으로 이사 가게 되었어요.”
그는 계약 당일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내는 월세가 그의 대출이자가 된다는 사실.
내가 매달 돈을 내면
주인은 그 돈으로 자산을 지킨다.
서로의 위치가 분명했다.
같은 도시, 같은 세대 안에서도.
이때부터 아파트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