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성공해야 성공일까?

성공의 첨단을 추구하지 말자

by 제은


본질적으로 나는,

성공을 목적으로 태어나지 않았고,

성공 맞춤형으로 달려오지도 못했다.

유일무이하기에 특별하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개인이라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려고 한다.


가족들은 특별하지만, 마찬가지로 평범하다.

만약 드라마처럼 부모님이 억만장자였다면,

나는 더 많은 지원을 받았겠지만,
동시에 더 많은 성과를 요구받았을 것이다.


기대가 커질수록 관계는 숨 막히는 구조가 된다.

조금이라도 기대에서 벗어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완벽을 바라지 않으려고 한다.

나 또한 타인에게 완벽이 되어줄 수 없으며

우리의 입맛을 정확히 만족시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공상뿐이다.


그동안 나는 관계의 이상을 생각하면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관계들을 원망했던 것 같다.

답장이 늦었다고 마음의 크기를 비교했고

고백한 적 없는 상처를 이해받을 수 없라고 여겼다.

깊이 없는 관계는 부질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상대가 나를 괴롭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내가 괴롭지 않은 거리를 확인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연락을 줄였을 때 내가 더 편안한지,

자주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이 좋은지 확인하고 싶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더욱 좋은 것, 더욱 나은 것을

추구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평범한 내가 기대할 수 있는 행복은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평범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작은 만족들하루 곳곳에 흩어져 있으니까.

스스로 만든 따듯한 요리를 맛볼 때,

아침에 눈 뜨고 개운하게 샤워했을 때,

버벅거리던 영어 발음이 조금은 그럴듯하게 들릴 때.




인생에는 아직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단계별로 달성해야 할 것만 같은 과제가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여전히 함께하고 있음에도

오늘도 너무 괴로워하지 않으려 했고,
매 순간을 기꺼운 마음으로 살았다는 걸
하루의 끝에서 분명히 알고 싶다.


인생을 살아가는 일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싶다.

너무 무겁지 않게,

너무 괴롭지 않게,
너무 진지하지 않게.


어떤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그 순간 또한 가볍고 경쾌하게.



학교에서는 좀처럼 가르쳐 주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춤을 배웠으면 좋겠다.

부끄럽고, 잘 추기 위한 춤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깔깔대고 웃을 수 있는,

스스로의 기운을 먼저 북돋워 주는 춤.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탈 수 있는 춤.


춤추는 일은,

어른들의 심각함이 아닌

어떤 어른이라도 자신 안에 간직한

아이들의 웃음과 장난을 닮았다.


자주 리듬을 놓치고 엉뚱한 손짓을 하지만

다행히 아무도 보지 않는 방에서 혼자 웃는 순간

역시 춤춰보길 잘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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